[영상] '돌려차기' 피해자 "어떻게 그렇게 많이 배우신 판사님들이 갑자기..."

김용욱 기자 2023. 10. 2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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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의원들, 피해자의 용기에 경의...피해자가 지적한 제도 문제점 경청
"20년 뒤 죽을 각오로 피해자들 대변...제 사건 끝났지만 빽 없는 피해자들 구제해 주셨으면"
20일 법사위 국정감사, 여야 의원들 피해자 목소리 경청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20일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가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피해자 목소리를 보호하지 못하는 법의 사각지대에 관해 조목조목 진술했다. 여야 의원들은 용기를 내서 법제도 개선을 위해 참고인으로 나선 피해자에게 경의를 표했다. 영상엔 법사위원들 질의에 답하는 피해자의 당찬 목소리 전체가 생생하게 담겨있다.

이날 피해자는 박용진 의원이 “살인미수였던 1심과 다르게 2심은 강간 살인 미수 혐의로 변경됐는데,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거냐?”는 질문에 “사실 예산 문제와 인력 문제를 얘기하지만 결국 이 사건에서 가장 열심히 할 수 있는 건 피해자 당사자라고 생각한다”며 “1심이 끝나고 1,200장이 넘는 공판 기록을 한 달 내내 들고 다녔고 그걸 보면서 저는 진실을 알고 싶었는데 거짓말이 가득한 공판 기록들만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제가 이것에 대해서 성범죄를 다시 적극적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어필을 했고 그로 인해서 그나마 얻어낼 수 있는 결과였다”고 답했다.

“1심 판결에서 12년으로 선고가 됐는데 왜 이렇게 형량이 감형됐는지 알고 계시냐?”는 질문엔 “가해자가 꾸준히 반성문을 냈고 저는 무슨 반성문인지도 모르지만 양형 기준으로 반영이 되어서 죄를 일부 인정한다는 부분으로 판결했다”며 “가해자는 1심 공판 내내 살인 미수에 대해서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어떻게 이 가해자의 반성이 그리고 가해자의 인정이 양형 기준이 되는지는 전혀 인정할 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이 “1심 판결 이후 가해자로부터 보복 범죄, 가만두지 않겠다. 이런 협박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사실이죠?”라고 묻자, 피해자는 “어느 기록도 보여주질 않으니까, 저희가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피해자가 계속 참여하고 공판 때마다 열심히 참석하는 그 모습이 가해자가 오히려 그 형벌을 많이 키웠다. 피해자 때문에 키워졌다고 얘기를 했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제가 마치 열심히 참석했기 때문에 이렇게 자기가 죄를 받은 거라고 하면서 증오심을 표출했고 구치소 같은 방 제소자한테 외출하거나 그러면 저를 찾아가서 죽이겠다. 현재 주소를 달달 외우면서 다음번에는 꼭 죽여버리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저로서는 혼자 이 피해를 감당했으면 끝났을 일을 괜히 가족까지 이 목숨을 부과하는 것 같아 숨이 막히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언론에 문제가 되고 나서야 법원이 추가 혐의를 검토했다는 지적에 부산고등법원장이 동의하지 않자, 피해자는 “저는 일단 탄원서 자체로 계속 성범죄를 의심한다고 얘기를 했었고 이거에 대해 추가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어필을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공소장에 있는 게 아닌 이상 추가 조사가 어렵다고 해놓고 방송 이후에 (법원이) 피해자의 탄원서를 보니 살인 미수의 강력한 중요한 동기인 그 동기를 찾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저로서는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 어떻게 그렇게 많이 배우신 판사님들이 갑자기 피해자의 일반인들의 그런 말을 듣고 갑자기 인용해서 추가 조사를 한다고 하시는 건지 그럼 그전까지는 모르셨다는 건지 잘 납득이 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이날 피해자는 이외에도 권칠승, 김영배, 박주민, 전주혜 의원 등 총 6명의 여야 의원의 질문에 차분하고 생생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피해자는 특히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부산에서 오시느라 수고도 많이 하셨고 심신이 많이 힘드실 텐데 국회에 오신 김에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 계시느냐?”는 물음에 “사실 저는 20년 뒤에 죽을 각오로 열심히 피해자들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며 “제가 이 재판이 끝난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해달라는 게 아니다”고 말해 자신의 각오를 드러냈다.

피해자는 이어 “지금 제 사건을 빌미로 해서 좀 많은 범죄 피해자분들한테 이렇게 힘없고 그냥 아무 빽 없는 이런 국민들을 구제해 주셨으면 좋겠다. 이게 그냥 하나의 업무가 아니라 그분들은 인생이다. 근데 그걸 그냥 숫자로만 치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영상은 1분 30여 초의 도입부와 12분 30초의 피해자 전체 목소리로 구성돼 있다. 피해자는 신상 보호를 위해 법사위 칸막이 뒤에서 답변했고, 피해자 음성은 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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