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 아냐”…공무원에 ‘부동산 투자 강의’, 40억 전세사기 피의자

전세사기 피의자 강연 관련 국민신문고 [사진 = 연합뉴스]

전세사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피의자가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투자 강연을 한 사실이 알려져 피해자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20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대전에서 전세사기 혐의로 고소된 부동산중개업 대표 A씨는 지난 12∼13일 대구에서 퇴직 예정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투자 강의를 진행했다.

이 강의는 대구·경북지역 한 언론사가 주관하는 공무원 대상 은퇴 준비 교육 프로그램의 하나로, A씨는 ‘투자금 100% 지키는 특급 노하우’를 주제로 강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유성구 봉명동 한 도시형생활주택의 임대인인 A씨는 지난달 임차인 31명으로부터 강제집행면탈 및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피해액은 약 40억원으로, 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하지 않은 임차인들까지 합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대전경찰청은 현재 모든 임차 세대에 대한 권리분석을 통해 A씨 혐의와 관련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전세사기 피의자인 A씨가 공무원들에게 투자 강의를 했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한 피해자는 연합뉴스에 “A씨가 강연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너무 났다”면서 “전세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를 당한 자가 공무원들에게 강의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피해자도 “‘당장 돈이 없기 때문에 새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투자 노하우 강의를 한다는 것이 코미디 아니냐”고 꼬집었다.

피해자 중 일부는 국민신문고에 ‘전세사기 가해자에게 강의받는 대구시청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교육을 주관한 언론사에 항의성 팩스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