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피살 `신림동 교사` 유족 순직 신청…교원 1만6천여명 탄원

'공원 여성살해 사건 피해자 추모 및 여성폭력 방치 국가 규탄 긴급행동'에 참가한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지난 8월 24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성폭행 살인 사건 범죄 현장 인근에서 추모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출근길에 성폭행당해 숨진 초등교사의 유족이 순직 인정을 신청한다.

2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 측은 23일 오후 4시 서울 동작관악교육지원청에 '순직 유족 급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교총은 고인에 대한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교원 1만6915명의 탄원서도 함께 제출하기로 했다.

순직 유족 급여는 공무원이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재직 중 사망했거나 퇴직 후 그 질병 또는 부상으로 사망했을 때 유족에게 지급하는 급여다. 공무상 부상에는 공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뿐만 아니라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사고도 포함된다.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30대 여성 A씨는 지난 8월 17일 오전 11시 40분쯤 관악구 신림동의 둘레길 등산로로 출근하다 최모씨(30)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했다. A씨는 의식불명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건 발생 이틀 만에 숨졌다.

교원 단체들은 A씨의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총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자 우리의 동료였던 선생님의 안타까운 죽음이 점차 잊히고 있다"며 "국가로부터의 순직 인정을 통해 해당 선생님의 명예가 지켜지고 유족의 슬픔이 다소나마 위로받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총은 "교직원 연수차 출근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이라면 당연히 공무상 재해로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교사노동조합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고인을 순직 처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족 측이 교육지원청에 청구서를 접수하면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인사혁신처 심의위원회에서 순직 처리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