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교원단체들 "故이영승 교사 순직 인정, 환영"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
학부모의 지속적인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이영승 교사가 사망 2년 만에 순직을 인정받은데 대해 경기지역 교원단체들이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20일 경기교사노동조합은 입장문을 통해 "이영승 선생님의 사망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순직 인정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기에 오늘의 이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며 "순직 인정을 위해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교사노조는 지난 8월 이영승 교사와 故김은지 교사 등 2021년 6월과 12월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교사들의 순직 인정을 위한 교사 4만1165명의 탄원서를 모아 경기도교육청에 제출하는 한편, 지난달에는 인사혁신처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등 두 교사의 순직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경기교사노조는 "하지만 아직 김은지 교사의 순직 인정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지난 9월 도교육청은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이는 교사의 업무범위 중 교육활동과 그 중에서도 가해자가 특정되는 경우 만으로 보호와 업무 스트레스 인정의 범위를 한정해 특정 가해자 없이도 일상으로 일어나는 업무 스트레스로도 충분히 고통받을 수 있음이 무시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 "김은지 교사는 임용 후 우울증이 발병했다는 초진 기록과 학생의 교사지시 불이행 등 교육활동침해 행위 상황 기술 등 객관적인 기록이 남아있다"며 "인사혁신처는 교육·생활지도·학부모 민원·행정업무 등 일상적인 교직 업무 중에도 극심한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타 공무원처럼 업무스트레스 부분을 명확힐 살펴 순직 인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영승 교사를 사망에 이르게 한 학교 관리자와 학부모들을 강력히 처벌할 것 △경기도교육청은 민원대응 및 학생분리조치 등에 대한 관리자의 책무성을 명시하고, 인력·재정 지원을 2024년 예산안에 반영할 것 △계획 뿐인 교사보호를 위한 학교 민원시스템을 하루 빨리 학교 현장에 실현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경기전교조)도 "이영승 교사에 대한 순직 결정은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결정이 고인의 명예를 지키고,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전교조는 "고인의 죽음은 학부모의 악성민원이 부른 비극이지만, 사전에 예상되는 교사의 안전과 보호조치를 충분하게 취하지 못한 경기도교육청과 관련 학교의 ‘인재에 의한 비극’ 이기도 하다"며 "더욱이 아직도 교육현장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으며, 교사들의 또 다른 희생과 피해도 심각하게 우려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예방으로, 교육부와 교육청 및 각 학교들은 악성민원과 잡무 등에 직접 노출되어 있는 교사들의 교육할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교권보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교육활동 위축과 자기검열이라는 사각지대에서 분투하는 교사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것이 또 다른 희생을 막는 길이며, 지금의 교권침해 사태를 빠르게 극복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경기교총) 역시 "고인의 명예가 법적으로 회복되고, 유가족에게 다소나마 위로를 전할 수 있는 당연한 결정"이라며 이영승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을 환영했다.
경기교총은 "이영승 교사에 대한 순직 결정은 우리 사회가 고인에 대한 명예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미약하나마 유가족을 위로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아직 우리 곁에는 순직으로 인정되지 못해 법적명예를 회복하지 못한 많은 교사들이 있다"며 "경기도교육청은 과거 뿐만 아니라 향후에도 있을 수 있는 유사한 사건들로 인해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교사들에 대한 총체적 조사를 진행하고, 가해자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 및 순직 인정과 재발방지 대책 수립까지 총괄할 수 있는 ‘(가칭)경기도교육청 교원진상규명조사단’을 신설해 상시적으로 운영하라"고 촉구했다.
[전승표 기자(sp435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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