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87’ 비밀번호 성민규 체제 4년, 롯데에는 무엇이 남았나

조형래 2023. 10. 2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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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에게 지난 4년은 혼돈의 시간이었다.

이 기간 롯데에 남은 것은 '7887'이라는 순위였다.

무엇보다 롯데가 내보낸 '뎁스용' 선수들이었던 신본기 오윤석 김준태 이호연(이상 KT) 등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롯데는 지난 4년의 시간이 파도에 휩쓸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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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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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에게 지난 4년은 혼돈의 시간이었다. 이 기간 롯데에 남은 것은 ‘7887’이라는 순위였다. 롯데는 끝내 성적을 내지 못했다. 개혁의 바람을 몰고 와주길 바랐던 성민규 단장은 이제 물러나게 됐다.

롯데는 20일 김태형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3년 총액 24억 원(계약금 6억 원, 연봉 6억 원)의 계약 조건이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 3회라는 명장이 부산으로 왔다. 롯데는 초보 감독 선임의 기조를 버리고 우승 경험 있는 감독을 데려오면서 변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롯데는 감독 선임 보도자료에 "차기 단장은 선임 과정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성민규 단장의 경질을 의미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 출신으로 롯데에 선진 야구를 도입해주기를 바랐다. 실제로 성민규 단장은 부임과 동시에 ‘상동 개혁’을 단행했다. 선수단을 대대적으로 정리했고 데이터 야구를 정립하기 위한 장비들을 도입했다.

롯데에 변화의 새바람이 불어왔다. 물론 단기적인 결과 보다는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포석이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운동 능력’을 기조로 삼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대거 선택했다. 하위권에 머물며 드래프트에서 좋은 순번을 얻은 것도 있었지만 나름의 기준을 바탕으로 육성 전략을 짰다. 윤동희 김민석 손성빈 나승엽 등은 롯데의 미래로 기대 받는 자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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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성민규 단장 체제는 결과적으로 성적을 내지 못했다. 트레이드 전략은 실패하면서 뎁스가 얇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다방면으로 전력 강화를 시도했지만 이는 역효과가 났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지시완, 이강준(현 키움)은 전력이 되지 못했다. 무엇보다 롯데가 내보낸 '뎁스용' 선수들이었던 신본기 오윤석 김준태 이호연(이상 KT) 등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롯데의 방향성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외국인 선수 농사도 제대로 된 시즌이 없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대처도 기민하지 못했다.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애런 윌커슨, 딕슨 마차도, 잭 렉스 등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지난 4년 동안 완벽한 외국인 선수 라인업을 꾸린 시즌은 없었다. 

무엇보다 성민규 단장 체제에서 현장은 불만과 불화가 늘었다. 단장으로서 맞이한 첫 감독인 허문회 감독과는 선수 기용과 선수단 운영 방식을 놓고 1년 넘게 갈등을 빚었다. 결국 허문회 감독은 2021년 시즌 도중 경질됐다. 

그리고 성민규 단장이 주도하는 야구를 펼칠 선장으로 래리 서튼 감독을 선임했지만 이 마저도 실패로 귀결됐다. 현장 주도가 아닌 단장 주도의 야구는 실패했고 자연스럽게 현장의 불만도 늘어갔다. 갈등과 불화의 시간들이 많아졌고 불협화음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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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변화의 물결이 일기도 했지만 물결은 파도가 되어 롯데를 덮쳤다.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육성의 목표를 온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 등 FA 선수를 3명이나 영입했고 총 170억 원이나 투자했지만 투자 첫 해, 실패의 쓴맛을 맛봤다.

롯데는 지난 4년의 시간이 파도에 휩쓸려 갔다. 향후 재평가의 여지는 있지만 지난 4년의 롯데는 결과적으로 방황하며 결과를 내지 못한 시간들로 평가 받을 수밖에 없다. 

‘우승 감독’ 김태형 감독의 선임으로 롯데는 다시 단장 주도가 아닌 현장 주도의 야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지난 4년의 시간 동안 흔들렸던 방향성을 다시 잡아주고 현장과 갈등이 아닌 조화를 이룰 새로운 단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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