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조종 의혹' 카카오 임원 구속에 기업 신뢰 타격…주가 추락
■ 방송 : CBS 라디오 '정다운의 뉴스톡 530'
■ 채널 : 표준FM 98.1 (17:30~18:00)
■ 진행 : 정다운 앵커
■ 패널 : 박성완 기자
[앵커]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 과정에서 대기업인 카카오의 투자총괄대표가 주가조작 방식까지 동원했다는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은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에게도 출석 통보를 했는데요.
기업 신뢰도에 타격이 불가피한 사안인 만큼 카카오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경제부 금융팀 박성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쟁이 벌어졌던 게 올해 초죠. 대기업인 카카오가 하이브를 방해하기 위해 당시 주가조작 방식까지 동원했다…. 얼핏 보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내용인 것 같은데, 실제 이 의혹으로 카카오 고위 인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카카오의 핵심인사인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어제 구속됐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 대표에 대해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증거인멸, 도주 우려를 이유로 들어 발부했습니다.
배 대표와 함께 구속 기로에 놓였던 카카오 투자전략실장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영장은 기각됐는데, 법원은 이들의 직책과 관여 정도를 고려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다만 확보된 증거 자료로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는데요. 범죄 혐의는 상당 수준 소명됐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이들 세 명은 지난 2월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 당시 경쟁 상대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약 2400억 원을 투입해 에스엠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습니다.
[앵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의혹, 올해 초 에스엠 경영권 확보 경쟁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이해하기가 보다 수월할 것 같아요.
[기자]
네. 하이브는 올해 2월 에스엠 경영권 확보를 위해 에스엠 지분 25%에 해당하는 주식 595만여주를 한 주당 12만원에 사들이겠다며 공개매수를 진행했습니다. 공개매수 시작 시점에서 에스엠 주가는 11만 원 안팎으로, 에스엠 주주들 입장에선 시세보다 비싸게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하이브의 제안이 매력적인 상황이었겠죠.
그런데 이 공개매수 진행 기간 중 에스엠 주가가 급등해 13만 원 선까지 넘어섰는데요. 주주들로선 12만 원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보다 더 비싼 값에 시장에서 팔 수 있는 상황이 온 거죠. 결국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을 1%도 채 확보하지 못한 채 공개매수에 실패했어요.
이런 일이 있은 직후인 3월, 이번에는 카카오가 매수 가격 15만 원을 제시하며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결과 기존 보유분까지 합쳐 지분 약 40%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자리에 오르게 되는데요.
당시 하이브는 자신들의 공개 매수 실패의 직접적 원인이 된 에스엠 주가 급등의 배경엔 의도적인 주가 부양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하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냈고, 장기간 조사가 이뤄진 결과 이번 카카오 핵심인사 구속으로 이어진 겁니다.
[앵커]
카카오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을 지낸 김범수 현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도 금감원의 출석 통보가 이뤄졌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금감원 특별사법경찰은 김범수 전 의장에게 오는 23일 오전에 출석하라고 통보했습니다. 금감원 특사경은 지난 8월10일에 김 전 의장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는데, 이번 구속영장 신청 대상에선 김 전 의장은 빠졌었거든요. 카카오의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인사의 구속을 토대로 최고위 인사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로도 비춰집니다. 주가조작에 2400억 원이 넘는 거액이 동원된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만큼, 김 전 의장이 이 사안을 인지했는지, 적극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 특사경이 앞서 구속영장을 신청했던 피의자 3명은 금융당국에 에스엠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중 에스엠 주가가 13만 원 넘게 치솟은 날 특정 기타법인이 에스엠 주식을 60만 주 넘게 대량 매입했고, 이 법인이 카카오 쪽의 우군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거든요. 당시 취재 때 카카오는 이 법인과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금감원 특사경은 관계성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전망입니다.
카카오 측은 이번 김범수 전 의장 출석 통보와 관련해 "계속 조사 중인 사안이라 입장이 따로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이번 사안 자체와 관련한 사측의 입장은 최근에 피의자 측에서 나온 입장, 즉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그래도 일단 핵심인사가 구속이 됐다는 건 아까 박 기자도 설명해주셨지만, 어느 정도 혐의가 소명됐다는 뜻일 텐데, 카카오로선 기업 신뢰에 금이 갈 만한 상당한 악재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구속만으로도 카카오로선 큰 악재이고, 만약 주가조작이 향후 재판에서 사실로 확정된다면 말씀하신대로 기업 신뢰에 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무거운 사법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혐의를 정면 부인하는 카카오 쪽의 입장과 달리 금감원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는 기류인데요.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7월 이런 기류를 반영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함께 들어보시죠.
[인서트]이복현 금감원장
"어느 정도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은 저희가 갖고 있어서 조만간 기회 될 때 그 부분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사법리스크가 부각된 만큼 국민주로 불리던 카카오의 주가도 연일 추락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주당 4만원선마저 붕괴됐습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50원, 3.58% 급락한 3만 9050원에 마감했는데요. 장중에는 3만 8850원까지 내려가면서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습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건데, 이 기간 주가 하락폭만 10.5%에 달합니다.
이 밖에도 시민단체인 경제민주주의21이 김범수 전 의장과 블록체인 관계사 임원을 가상자산 사업 관련 횡령·배임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발하는 등 다른 리스크가 향후 부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카카오엔 부담 요인으로 거론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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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정다운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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