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선임도 미루고 왔다' SF는 이정후에게 진심... "샌프 단장, 한 타석 보려고 한국 간 것 아냐"

김동윤 기자 2023. 10. 2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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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정후(가운데)가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들과 함께 전광판의 굿바이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운데)가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ML) 30개 팀 중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에게 가장 진심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정후를 지켜보기 위해 최우선 과제인 감독 선임도 미루고 왔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20일(한국시간) "최고 책임자(파르한 자이디 사장)가 새 감독을 물색하던 중 출국하는 것 그리고 피트 푸틸라(34) 단장이 이달 초 한국에서 열린 키움의 홈 고별전에 참석한 것은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등 최고의 국제계약 FA 영입을 얼마나 강력하게 추진하는지를 알려준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키움의 2023시즌 마지막 홈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7월 22일 왼쪽 발목 신전지대 부상으로 인한 수술과 재활로 그라운드를 떠났던 이정후의 복귀전이자 고별전이기도 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전 키움 구단과 상의하에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뜻을 밝혔고 이날이 그의 마지막 홈경기였다. 당초 경기에 뛰기 어려운 상태였지만, 이정후는 이날 하루를 위해 고양 퓨처스 구장에서 재활에만 매진했다. 8회말 박수종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받았고, 그 가운데에는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도 포함돼 있었다.

디 애슬레틱은 이 장면을 두고 "순수한 의미로 정말 볼만한 광경이었다"는 KBO리그 선수들을 대리해 온 한 에이전트의 말을 전하면서 "푸틸라 단장은 이정후의 그 한 타석을 보기 위해 한국에 간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이정후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이정후는 그곳에서 슈퍼스타였고, 그를 스타 선수처럼 대우하는 팀에게 계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푸틸라 단장의 행보가 얼마나 적극적인 것이었는지는 이어진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사장의 움직임에서 드러났다. 자이디 사장은 18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지바 롯데와 오릭스 버펄로즈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 1차전을 관전했다. 이 경기에 등판한 야마모토의 경기를 보기 위함이었고 디 애슬레틱은 고위층인 사장과 단장이 최우선 과제인 감독 선임을 뒤로 미룬 채 두 사람을 보러 각각 한국과 일본을 직접 방문한 것을 주목했다.

이정후(가운데)가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타석에 들어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운데)가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타석에 들어서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2018년 10월부터 시작된 자이디 사장 체제의 샌프란시스코가 임기 마지막 해를 앞두고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자이디 사장은 앤드루 프리드먼 LA 다저스 사장을 보좌한 경력으로 선임 당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2021년 깜짝 지구 우승을 제외하고는 지난 5년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에도 들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78승 8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 와일드카드 7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디 애슬레틱은 "보통 비시즌에 한 팀이 승리한다는 말은 무의미한 이야기지만, 연고지인 베이 에이리어 지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최고 경영진의 직무가 잠재적으로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이번 겨울은 절대 질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의 성패를 좌우할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감독 선임이었다.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게이브 케플러 감독을 경질한 샌프란시스코는 카이 코레아 벤치 코치, 마크 할버그 3루 코치, 알리사 나켄 보조코치 등 내부 인사를 새 감독 후보군으로 올려놓고 면접을 봤다.

스티븐 보그트 시애틀 매리너스 코치, 도니 에커 텍사스 레인저스 코치 등 외부 인사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정후의 적응을 돕기 위해 밥 멜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도 새 사령탑 후보로 올렸다. 이미 지난 4일 A.J.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이 멜빈 감독이 다음 시즌에도 샌디에이고를 맡을 것으로 발언했으나, 매체의 예상은 달랐다. 디 애슬레틱은 "멜빈 감독은 샌디에이고가 허락한다면 샌프란시스코와 감독 인터뷰를 하고 베이 에어리어로 돌아갈 기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멜빈 감독이 감독 후보로 부상한 이유는 그가 아시아 선수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는 것이었다. 디 애슬레틱은 "멜빈 감독은 2003년부터 2004년까지 시애틀에서 스즈키 이치로와 우정을 유지했고 다르빗슈 유와도 잘 어울렸다. 또 지난 두 시즌 동안 김하성과 탄탄한 관계를 맺었는데 그는 이정후의 전 직장 동료이자 절친한 친구였다. 김하성은 그를 주전 선수로 대했던 멜빈 감독 지도 하에서 기량을 꽃피웠다"고 설명했다.

이정후의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해 멜빈 감독의 영입도 고려한다는 것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디 애슬레틱은 "한국 시장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정후는 자신을 주전으로 쓸 팀과 계약할 것이다. 또 잠재적인 슬럼프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인내심을 보여줄 때 동기부여를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후(가운데)가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팬들과 함께 전광판의 굿바이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운데)가 10일 고척 삼성전에서 땅볼 타구를 치고 1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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