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택시기사 유족·노조 "책임자 처벌하라" 농성 돌입

"월 100여만원만 지급…관계 법령 위반"
"완전월급제 이행, 사업주 처벌 위해 투쟁"
9.1㎞ 거리 행진…고용청에서 농성 시작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체불임금 지급 및 완전월급제 이행 등을 주장하며 1인 시위 중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고(故) 방영환(55)씨를 기리는 동료들이 그가 일한 H운수에 대한 처벌 등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소속 택시기사 40여명은 20일 오후 1시께부터 서울 양천구에 있는 서울고용노동부 남부지청 5층에 모여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H운수가 고인에게 미지급한 최저임금에 대한 체불금품 확인원 발급 ▲D그룹(H운수 포함 21개 법인 택시회사 소유) 특별근로감독 ▲H운수 사업주 처벌 ▲서울남부지청장 면담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H운수는 주 40시간을 근무해온 고인에게 승객이 승차한 시간만을 노동시간으로 산정하여 월 100여만원의 임금만 지급하고, 변형 사납금제(기준금제) 근로계약을 강요했다"며 "이는 명백한 관계 법령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를 감독하고 처벌하여야 하는 노동부와 서울시 등 관계 당국은 합당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결국 이것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택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한 택시 월급제를 무력화시키고, 열사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아온 D그룹과 H운수 사업주를 처벌하고, 고인의 염원인 온전한 월급제 정착에 앞장서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농성 돌입에 앞서 H운수 앞에서부터 양천경찰서와 양천구청, 서울고용노동부 남부지청까지 9.1㎞에 달하는 거리를 행진했다. 고인의 딸 방모(31)씨도 이날 행진에 동참했다.

앞서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H운수 분회장인 방영환씨는 임금 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다 추석 연휴 이틀 전인 지난달 26일 오전 8시30분께 양천구 신월동 소재 회사 앞 도로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붙였다.

전신 60% 이상에 3도 화상을 입고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진 고인은 분신 열흘 만인 지난 6일 오전 6시18분께 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