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라이프이스트-구건서의 은퇴사용설명서] 갑자기 늘어난 지역건강보험료 줄이는 방법
은퇴를 하고 나면 많은 것이 새롭다. 일단 아침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가 있다. 여행을 하든, 영화구경을 하든, 골프를 치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여유도 보장된다. 대신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던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된다. 매월 나오던 월급이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만약 임원이었다면 자동차와 법인카드를 반납하는 것은 물론 그동안 누렸던 각종 복지혜택도 사라져 버린다. 명령을 내릴 부하직원도 없으니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갈 곳도 없지만, 오라는 사람도 없다. 특히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변경되는 것은 수입은 없는데, 매월 늘어난 건강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황스러운 일이다.
직장에 재직할 때는 직장가입자 건강보험료를 회사가 알아서 공제하고 월급을 받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퇴직하고 나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 미리 정리를 해 두어야 한다. 최근 건강보험에 대한 각종 규정들도 많이 바뀌어서 자식들 건강보험에 묻어가는 피부양자 자격이 사라지는 사람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2023년부터 많은 사람들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별도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포함 연소득이 2천만 원을 넘는 사람들은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되고 지역가입자로 강제 전환된다. 지역가입자는 소득뿐만 아니라, 재산과 자동차도 건강보험료 산정에 포함되어 직장가입자로서 납부해왔던 건강보험료보다 훨씬 많은 보험료가 나올 수도 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가격이 높기 때문이다. 재산 때문에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직장 가입자 같은 경우에는 보수 월액의 7.09%를 납부한다. 월급에 7.09%를 곱하면 건강보험료가 된다. 이것을 회사가 절반, 일하는 사람의 절반을 따로따로 각각 부담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서 400만 원 월급을 받는 사람의 경우 본인은 14만 1800원 정도만 부담한다. 물론 회사도 같은 금액인 14만 1800원을 부담해준다. 그렇지만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면 이때부터는 월 소득뿐만 아니라 재산을 평가해서 보험료를 내야한다. 절반을 부담해 줄 회사도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본인이 다 부담한다. 따라서 은퇴하는 사람들이 지역건강보험료 고지서 받게 되면 커다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국민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제도다. 만약 지금 퇴직을 했는데 과거 직장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었다면 반드시 지역건강보험료와 비교해서 임의계속가입제도를 통한 보험료 금액이 적으면 이를 선택하는 것이 지혜로운 방법이다. 3년 동안 직장에 있을 때 보험료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가입자의 소득, 재산(전월세 포함), 자동차 등을 기준으로 정한 부과요소별 점수를 합산한 보험료 부과점수에 점수 당 금액(2023년은 208.4원)을 곱하여 보험료를 산정한 후, 경감률 등을 적용하여 세대단위로 부과한다. 소득은 '소득세법'에 따라 산정한 이자·배당·사업·기타소득금액의 100%(이자·배당소득이 1천만 원 미만 제외), '소득세법'에 따른 근로·공적연금소득의 금액의 50%를 합해서 산정한다. 재산은 토지, 주택, 건축물, 선박, 항공기 과세표준액 100%, 전월세 금액의 30%를 합한 금액이며 60등급으로 나누어진다. 차량은 사용연수 9년 미만이면서 차량가액 4천만 원 이상인 승용자동차에 부과한다. 이렇게 지역 가입자가 된다면 ‘소득’에 대한 건강보험료, ‘재산’에 대한 건강보험료, ‘자동차’에 대한 건강보험료를 모두 더해서 내야 할 건강보험료가 정해진다. 하한 보험료는 19,780원이며, 상한 보험료는 3,911,280원이다. 거기다가 장기요양보험료도 납부해야 하는데 2023년은 건강보험료X장기요양보험료율(0.9082%)÷건강보험료율(7.09%)로 산정한다.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지역건강보험료 모의 계산을 해볼 수 있다. 간단하게 국민연금 매월 200만원, 아파트 10억을 입력해보니, 소득점수 340.211점+재산점수 1,041점으로 계산되어, 건강보험료 287,840원+장기요양보험료 36,870원=324,710원원이 나왔다.
이렇게 직장을 다녔던 사람들이라면 갑자기 올라가는 건강보험료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임의계속가입제도이다. 퇴직한 다음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가 너무 높게 올라갔을 때 일정 기간 완화시켜주는 제도이다.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를 택하는 대신 퇴직 직전 1년 동안 내가 부담했던 건강보험료를 그대로 36개월간 납입할 수 있도록 유예시켜주는 제도이다. 만약 퇴직하고 가만히 있으면 지역 가입자로 전환되지만, 만약 임의계속가입제도를 선택하면 직장가입자의 자격을 그대로 3년 동안 유지시켜주는 제도인 것이다. 대부분 은퇴한 사람들은 아파트 등 재산 때문에 건강보험료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 공시가격이 높기 때문에 건강보험료가 엄청 오를 수밖에 없다. 오히려 재산이 없는 사람들은 은퇴한 다음 건강보험료가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또 피부양자 자격 조건이 충족되면 굳이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임의계속가입제도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 어떤 것이 나에게 유리한 것인지 비교를 해보고, 건강보험료가 높아진다면 당연히 임의계속가입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퇴직한 사람들 대부분은 퇴직한 이후에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받게 된다. 이 지역가입자 건강보험료 고지서를 받고 나서 건강보험료 부담이 너무나 크다면 2개월 이내에 임의계속가입 신청을 하면 된다. 부모님이든 배우자든 3년 동안은 피부양자로 그대로 등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지역가입자보다 임의계속가입제도가 유리할 가능성도 있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구건서 심심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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