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無用) 자치경찰, 국가경찰에서 독립해야…자치경찰권 강화 등 정상화 시급
‘묻지마 범죄(이상동기 범죄)’와 각종 재난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려면 자치경찰이 국가경찰에서의 독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국정과제인 자치경찰권 강화를 위해 이 같은 ‘이원화 모델’의 도입을 서둘러 자치경찰제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자치경찰위원회는 20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컨벤시아에서 대한민국 자치경찰제의 정상화 방안을 찾기 위한 ‘자치경찰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가 공동 개최한 이번 토론회에는 전국 18개 시·도자치경찰위원회과 자치경찰 관련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이순동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이상동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하는 등 자치경찰의 수요가 늘어나고 그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선진국들과 같이 우리나라의 국민들도 자치경찰이 책임지는 안전한 지역 치안서비스를 충분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자지경찰제는 경찰사무를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나누지만, 국가경찰이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를 받아 자치경찰 사무를 맡는 ‘일원화 모델’이다.
이병록 인천자치경찰위원장은 이날 “시민 생활과 밀접한 자치경찰사무는 자치사무로 구분해 시·도가 맡고 있다”면서 “하지만 업무는 종전 경찰조직과 인력이 그대로 맡아 운영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치경찰 사무를 국가경찰이 맡는 지금의 비정상적인 자치경찰제를 하루빨리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치경찰제의 정상화를 위해 법률의 이원화, 경찰조직의 이원화, 자치경찰 사무개념의 명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문규 중부대학교 교수는 “현 정부가 ‘자치경찰권 강화’를 국정과제로 선정한 것은 지방자치권의 일환으로 자치경찰권을 인식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자치경찰권을 지방정부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식한다는 것은 자치경찰제의 이원화를 전제로 하지 않고서는 인정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치경찰 이원화 모델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국가경찰사무와 구분되는 독자적인 자치경찰 사무 명시, 형사법상 초동조치권 부여, 독자적 자치경찰 조직의 설치, 가칭 자치경찰법 제정, 자치경찰특별회계 신설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박동균 대구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은 “자치경찰의 성공은 시민과 현장 경찰관에게 달려있다”며 “자치경찰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과 현장 경찰관들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준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정책당국은 자치경찰제의 최종목표를 ‘자치경찰 중심의 일원화 모델’에 두고 현행 체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자치경찰위원회가 무용(無用)이 아닌 무용(武勇)이 되어야 한다”면서 “자치경찰 정상화를 위한 총선네트워크 구성, 시민캠페인, 정책협약 등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 가능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태웅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선임연구위원은 “자치경찰제는 지역·주민의 대표이자 지방행정의 총괄 책임자인 시·도지사가 자치경찰 관련 제반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진정한 자치경찰제’ 확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소영 건국대 교수는 “지금의 자치경찰제가 지역맞춤형 치안서비스 제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다 나은 주민서비스를 위해서는 제도 자체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관계기관의 상호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는 앞으로도 전국 18개 시·도자치경찰위원회 및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와 협력해 현장의 의견을 반영한 ‘자치경찰제 개선 모형’을 마련해 정부와 국회 등에 건의할 방침이다.
이철우 제16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경상북도지사)은 “자치경찰제 정상화를 위해 이원화 자치경찰제 도입이나 시·도지사의 권한과 책임 일치 등을 중앙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자치경찰사무에 대한 자율권 확대 방안이나 안정적인 국비 지원도 건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계기관과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대한민국의 자치경찰제 완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m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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