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전쟁터·뜨거운 경제…"이대로면 美국채금리 7% 갈수도"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3. 10.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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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10년물 5% 돌파
성장률·고용 예상밖 호조 속
美 재정적자 확대 우려 커져
"통화정책 지나친 긴축 아냐"
파월 여전히 매파발언 쏟아내
"국채수익률 연말 4%대 복귀"
골드만삭스는 금리하락 전망

◆ 불안한 美국채 ◆

"연 5%대가 문제가 아니다. 이대로는 연 7%를 보게 될지 모른다."

19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연 5%를 뚫으면서 향후 금리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지만, 이와 별개로 채권시장에서 장기 국채 금리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도 '11월 기준금리 동결·12월 인상 가능성'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국채 금리 상승세를 예상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고용과 소비를 비롯한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고, '두 개의 전쟁'(이스라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례적으로 장기 국채인 10년물보다 단기인 2년물 금리가 더 높아 전문가들은 10년물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미국 경기 호조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경제클럽 간담회에서 9월 소매판매 지표 호조를 언급하며 "경제성장세가 지속해서 예상 밖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로 낮추려면 성장 둔화와 노동시장 냉각이 필요하다는 발언도 보탰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지난 몇 달간 나온 경제지표는 지속 가능한 인플레이션 목표치(2%) 달성을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는 데 필요한 시작일 뿐"이라며 "지금 통화정책이 너무 긴축적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빠르게 오른 국채 금리에 대해선 "최근 긴축된 금융 여건은 장기 국채 금리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상승은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1만3000명 감소한 19만8000명으로 집계돼 월가 전망(21만명)보다 낮았다.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겁다는 뜻이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인 GDP나우에서 올 3분기(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 성장률을 기존 5.1%에서 5.4%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최근 10년물 금리 상승은 '장·단기 금리 역전(기간 프리미엄)' 때문이라는 관점도 있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투자자들이 경제 전반의 체력에 대해 재평가하고, 장기투자를 하려면 수익률이 좀 더 높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장기물인 10년 국채 금리가 단기인 2년물보다 오히려 금리가 낮지만 경기가 좋아지면서 10년물 금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졌기 때문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올라간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이날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57%포인트 하락한 5.161%를 기록했다. 덕분에 10년물과 2년물 금리 차는 0.17%포인트로 역전 발생 1년여 만에 가장 좁혀졌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도 국채 금리 인상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예산 지출을 감당하려면 국채 발행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두 개의 전쟁(이스라엘, 우크라이나)에 1000억달러를 지원하는 패키지 안은 재정적자를 더 가중시킬 전망이다.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중요한 지출 수요로 지목된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0년물 금리가 연 3.7%대였던 지난 5월부터 지금까지 '금리 7%도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정말 7% 금리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해) 금리가 5%로 갈 것이라고 내가 말했을 때도 사람들은 '정말로 가는 것이냐'고 물었다"며 "가능하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트랙과 BAC리서치는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단기적으로 각각 5.2%, 5.3%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 등에서는 다시 4%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4분기에 국제유가 상승과 학자금대출 상환 재개로 미국 경제가 둔화되면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10년물 국채의 적정 수익률은 4.2~4.3%라는 것이 골드만삭스의 분석이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서울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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