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쇼크에 10배 늘어난 반대매매…겹악재에 韓증시 흔들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10. 2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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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400선 무너져
단기대출 갚지 못한 거래 늘어
반대매매 금액 5257억 달해
미수금 대비 70%까지 급증

◆ 불안한 美국채 ◆

미국 시장금리가 치솟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일 국내 증시가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코스피 2400선, 코스닥 780선에서도 반대매매가 대거 나오면서 20일 한 단계 더 하락한 증시가 추가 반대매매를 초래할 부담까지 안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9일 기준 위탁미수금 대비 실제 반대매매가 나온 금액은 5257억원이다. 이는 17일에 비해 10배 늘어난 금액으로 미수금에 비해 반대매매 금액은 69%에 달한다. 미수금은 2거래일 후 갚아야 하는 단기 대출로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반대매매에 들어간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0월 초순까지 8~9%대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는데, 18일 53.5%, 19일 69%로 급격히 높아졌다. 주가 하락으로 미수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규모가 커진 것이다. 게다가 코스피가 20일 2400선이 무너지면서 추가 반대매매 금액은 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수금에 의한 반대매매뿐만 아니라 증권사 신용융자, 스톡론에 의한 반대매매도 주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 20일 정오께 반등하기 시작한 코스닥은 오후 2시 이후 다시 하락했는데 2시는 통상적으로 스톡론에 의한 반대매매 매물이 나오는 시간대다. 저가 매수에 의한 반등이 일어나도 반대매매가 증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증시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가 완화돼야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나온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며 금리가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하면서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경기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시장을 눌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며 "이에 증권시장에서 반응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연말께 고용 지표가 새롭게 나오면 시장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최 연구원은 "해당 지표는 아직 미국에서 발생한 파업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시장이 과잉 반응한 측면이 있다"며 "파업 상황이 반영된 지표가 재차 나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위험성이 작은 투자 전략을 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11월 중순까지는 보수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개인 입장에서는 고배당주와 경기민감주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채권 금리의 경우 이날 오전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4.334%로 전일 대비 0.028%포인트 하락했다. 그동안의 급격한 상승으로 기관 수요가 유입되면서 미국 장기물과의 동조화 현상이 깨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파월이 '현재 정책이 너무 긴축적인가'란 질문에 '아니다(No)'고 대답하면서 시장은 금리 하락 재료를 찾지 못하고 국채 10년물 금리가 또다시 상승했다"며 "국채 10년물이 5%까지 간 상황에서 국채 매력도는 높아졌지만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져 채권 매수세가 살아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가면서 3분기 국내총생산이나 10월 구인 건수 등 경제 데이터에 더 관심이 쏠릴 수 있다"며 "여전히 11월 FOMC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한데 파월의 초과 긴축에 따른 발언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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