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산하기관, '파도파도' 비위…국감서 한목소리 질타(종합)

이수정 기자 2023. 10. 2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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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국회 산자중기위 국정감사
공영홈쇼핑,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 비위 집중공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3.10.20.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영홈쇼핑,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창업진흥원(창진원), 한국벤처투자, 기술보증기금(기보), 중소기업유통센터(중기유통센터) 등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의 각종 비위가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 공영홈쇼핑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를 받은 부분을 지적했다. 공영홈쇼핑은 앞서 판매 방송에서 압력솥을 사용해 삼계탕을 조리하는 장면을 송출했으나, 해당 제품의 주의사항에 따르면 해당 압력솥으로는 삼계탕을 조리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양이 의원의 설명이다.

양이 의원은 "사용상 주의사항에 밥을 짓는 용도 외에 특히 삼계탕과 같은 점성이 강한 음식은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거나 금지하고 있다고 써놓고, 홈쇼핑에서는 저렇게 광고를 했다"고 비판했다.

이후의 대처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이 이어졌다. 양이 의원은 "구매한 소비자가 반품 처리를 하고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연락했는데 이에 대한 응대 내용을 보고받은 적 있냐"며 "상담원이 대응하는 과정에서 '멘트로만 (광고를) 했다'고 애기한다. 그러나 소비자는 '이렇게 판매하면 안된다' 시정하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는 "대응 시스템이나 상담사 역량이 부족하고 근본적으로는 업체와 콜센터 간의 정확한 정보 공유가 안된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며 "향후 콜센터의 운영시스템과 정보공유 체계를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은 유창오 공영홈쇼핑 상임감사의 과도한 법인카드 사용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유 감사는 취임 이후 법인카드 5397만원, 대표보다 4배 많은 금액을 사용했다. 활동이 더 컸나"고 지적했다. 그러나 국감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유 감사는 "부서 운영비가 대부분이고 접대비에 쓴 건 한 달 45만원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는 유 상임감사와 이 의원간 설전이 벌어져 시작 50분만에 국감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2시30분께 속개된 국감에서 유 상임감사는 산자중기위 이재정 위원장의 요구로 퇴장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성호 공영홈쇼핑 대표이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20. bjko@newsis.com

같은당 이종배 의원은 중진공의 대출기업 진단 외부 전문가에서 중진공 출신이 과도하게 많은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문성을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특혜를 주는 카르텔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전문가 중 중진공 출신이 25% 이상이고 (이들에게) 45억원을 지급했다. 문제는 중진공 출신 외부전문가 중 재직당시 뇌물수수, 자금지원 부적정 등으로 징계받은 이들도 버젓이 활동 중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13명 중 5명이 뇌물수수 또는 미공개 주식 등 금품수수고, 대부분 자금 지원 등 업무가 부적절해 징계를 받았다"며 "이들이 일을 잘 하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출 목적을 달성하고 부실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평균 부실률은 2.73%, 이들은 5.24%로 두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품수수나 자금지원 부실로 징계받은 사람들은 외부전문가로 활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며 "외부전문가 평가에 부실률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은 "면직처분자는 배제하고 있지만 중징계자 중 정직자는 배제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는 엄격하게 적용해서 정직자까지도 배제하겠다"고 답했다.

창진원의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초과수당 부정 수령 등 각종 비위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앞서 창진원 소속 A실장은 원장 관용차량에 쓰는 전기차 충전카드를 원장의 수행기사로부터 받아 본인 소유 전기차량에 50회 이상 충전하다 적발된 바 있다. A실장은 당시 견책 처분을 받았다.

같은당 이인선 의원은 "금액은 얼마 안되지만 공사 구분 못하는 안일함이 문제"라며 "감사 결과 낼 때도 가까운 사람에 강한 벌을 줘야 긴장할 텐데 솜방망이로 견책 처분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해외 피싱에 속아 1억7500만원을 송금한 사실도 언급됐다. 이 의원은 "자체 방호벽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면밀하게 점검해달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항의를 하고 있다. 국정감사 중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증인으로 출석한 유창오 공영홈쇼핑 감사와의 언쟁이 격화되며 감사가 중단됐다.2023.10.20. suncho21@newsis.com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도 "어떻게 공공기관에서 1억7500만원을 송금해버릴 수 있냐"며 "회수하시고 관계 매뉴얼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중기부 산하기관의 전반적인 내부 기강 해이도 질타 대상이 됐다. 한국의희망 양향자 의원은 올해 상반기 기보 직원들의 음주운전 징계 건수가 총 5건이라며 "이 중 1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이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만취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최근 3년간 적발된 비위 행위 중에서 성희롱이 차지하는 비율이 50%"라며 "금품 등 수수, 직장 내 괴롭힘 등의 비위행위가 심각한 상황이고, 특히 징계를 받은 인원들이 모두 임원 및 간부급이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5년간 공영홈쇼핑 직원들의 비위 적발 건수도 58건으로 조사됐다. 양 의원은 "이중 6건이 성추행을 포함한 성비위 행위였다. 매년 평균 1건의 성비위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며 "성비위 행위에 대한 절반 이상의 징계가 견책에 머물렀는데 이렇게 미약한 처분이 이어진다면 지속적으로 비위행위가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벤처투자가 최근 신상한 부대표를 선임한 것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은 "(신 부대표가) 2017년 한국벤처투자 전문위원으로 일하다가 사임했는데, 그 당시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련돼 사임한 것을 알고 있었냐"며 "업계가 지난 5~6년간 이 분을 두고 편향적이다, 이념적이다 말이 많은데 이런 사람을 어떻게 검증한거냐"고 물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대치로 감사가 중단됐다. 국정감사 중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과 증인으로 출석한 유창오 공영홈쇼핑 감사와의 언쟁이 격화되며 감사가 중단됐다.2023.10.20. suncho21@newsis.com

유웅환 한국벤처투자 대표는 "(관련 사안에 대해) 보도가 나온 것은 있지만 실제로 사법부 판단이나 감사의 판단은 달랐다고 생각한다"며 "부대표가 어떻게 활동했는지 같이 일했던 사람에게 레퍼런스를 다 받았다. 법적인 부분에서 절차 문제가 없었다"고 답했다.

중기유통센터와 관련해서는 신규 채용인원들의 높은 퇴사률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은 "공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청년들에게 꿈과 같은 일이라고 알고 있는데 다른 기관에 비해 중기유통센터의 퇴직률이 44.4%에 달한다"며 "조직문화나 직원들의 사기진작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태식 유통센터 대표는 "퇴사원인율이 높은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지적해준 조직문화의 경직성이라든가 청렴도 문제도 일부는 작용했을 것이라 본다"며 "경쾌하고 밝은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온누리상품권의 사용처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이 전통시장에서의 가맹률이 높지 않다"며 "윤석열 정부는 전통시장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겠다고 발표했고, 국정과제에도 있는데 전통시장에서 카드·모바일 결제가 안되고 디지털화가 뒤쳐지는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앞으로 관련 설비를 늘려서 상품권 실적이 올라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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