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낙하산이잖아요” 관광공사 부사장 발언에...野 “양심 선언이냐”
한국관광공사 이재환 부사장이 공사 직원들 앞에서 스스로를 가리켜 ‘낙하산’이라고 말한 영상이 19일 국정감사에서 공개됐다. 그가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의 친분을 언급하는 발언도 영상에 담겼다. 야당에서는 “부정 채용을 고백한 양심선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임종성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지난 4월 이 부사장이 직원들과의 대화 자리에서 한 발언 영상을 공개했다.
임 의원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강당 연단에 서서 마이크를 쥐고 직원들 앞에서 발언하던 이 부사장은 “저는 낙하산이잖아요. 낙하산” “그 분도 낙하산으로 저처럼 오신 분” 같은 말을 한다.
유력 인사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치권에 뒷배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정무수석님하고 대통령특사단으로 다녀와서 일 했고” “오세훈 시장하고도 안 지가 15년 이상 되고 해서” “지난달에 원희룡 선배, 원희룡 장관 만나서 요청을 했고” 등의 발언을 한다.
이 부사장은 영상 속 발언이 사실인지 묻는 데 대해 “전체적인 진위가 조금 사실과 다르나 영상에 나온 것은 제가 한 말이 맞다”고 했다. 이 부사장은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을 맡기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상임자문위원을 담당한 바 있다.
임 의원은 이 부사장에게 “대선에서 당시 윤 후보 캠프와 인수위에 참여하는 등 국민의힘 정당이나 대통령실, 정부 인사들과 정치적 관계, 친소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사장의 임원 채용 과정에 이들이 개입하거나 영향을 미친 사실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 부사장은 “영향을 미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임 의원은 그러자 “어떻게 부사장이 직원 앞에서 ‘내가 낙하산’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광공사 직원들이 느꼈을 자괴감, 모멸감, 자책감에 대해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라며 “부사장의 낙하산 한마디가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을 가식과 위선으로 만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국회의원을 3선 하며 스스로를 낙하산이라고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대부분 낙하산이라 지적하면 발끈해서 절대 아니라고 하는데, 본인 양심선언인지 모르겠으나 아주 보기 드문 사례”라고 했다. 이 부사장은 이에 대해 “당시 언론에서 낙하산 명단이 수시로 나왔고 노조에서도 낙하산 인사 물러나라고 지적했다”며 “차라리 제가 인정할 테니 일하게 해 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 부사장이 자신과 ‘15년 지기’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 측은 “한국관광공사 이재환 부사장과 일면식도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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