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마약 내사 의혹→협박에 돈 뜯겨…유아인과 다른 이유[종합]

김보영 2023. 10.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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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 측 "사실 관계 확인 중, 관련자 협박에 고소장"
경찰 "이선균, 협박에 돈 뜯겨…23일 일부 상황 발표"
유아인 때랑 달라…수사 전 단계라 다소 시일 걸릴 듯
이선균 법률대리 "아직 경찰 연락도 못 받았다"
'탈출'·'행복의 나라' 초비상…촬영 앞둔 드라마도 타격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이선균 측이 마약 관련 혐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의혹에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실제 이선균이 경찰의 내사를 받고 있는 게 맞는지에 대해선 이선균과 이선균의 소속사 모두 선뜻 시원히 입장을 밝힐 수가 없는 상황이다. 이선균이 사건 관련자의 협박 및 공갈에 시달린 건 맞지만, 혐의에 대해 경찰의 연락을 따로 받은 적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이선균이 실제 강남 유흥업소에 출입해 마약을 투약했는지 등 실제 사실 관계의 확인과 혐의 성립 여부가 결정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균의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20일 오후 공식입장을 통해 “먼저 저희 회사 소속인 이선균 배우에 관한 보도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당사는 현재 이선균 배우에게 제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며,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고 알렸다.

특히 이선균이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관련해 사건 관련자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을 받아왔다고도 전했다. 소속사는 이에 대해 “이선균 배우는 사건과 관련된 인물인 A씨로부터 지속적인 공갈, 협박을 받아와 이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해 향후 진행 상황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말씀드리도록 하겠다.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악의적이거나 허위 내용을 담은 게시글 등으로 인해 허위 사실이 유포될 경우 강력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며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9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따르면 경찰이 현재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40대 배우 A씨 등 8명에 대한 입건 전 조사(내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씨 외에도 연예인 지망생, 유흥업소 실장, 종업원 등이 같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만 “강남 유흥업소 수사 중에 연예인의 출입과 관련한 첩보를 확보한 것”이라며 “정보를 토대로 내사 중으로, 혐의나 사실관계가 확정된 게 아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 사실은 경기신문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특히 톱스타 A씨가 지난 2001년 시트콤으로 데뷔한 후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급으로 활약 중인 배우라는 사실, 그의 영문 이니셜 등 여러 힌트들로 이 배우가 이선균이라는 점이 사실상 특정됐다. 호두앤유는 의혹 보도 당일 “확인 중”이라는 짧은 입장을 밝힌 후 약 하루 만에 법률대리인 선임 소식과 함께 제대로 된 입장을 냈다.

다만 그가 마약 공급책으로부터 협박을 받아 거액의 금액을 뜯겼다는 취지의 주장까지 등장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기신문은 호두앤유 측의 입장이 발표되기 전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경기신문은 마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는 톱스타가 마약 공급책의 압박에 거액의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제보자 및 경찰 측 취재를 종합해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마약 공급책에게 돈을 뜯긴 것은 아니고, 사건 관련자로부터 협박을 받아 3억 5000만 원 정도의 금액을 건넨 것”이라며 “이는 이선균 측이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 포함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선균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박성철 지평 변호사는 이데일리에 “아직 사실관계가 다 확인되지 않았고,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와 관련한 연락이나 부름을 따로 받은 적도 없기에 경위 파악도 쉽지 않다”며 “수사기관의 부름을 받고 조사 등 최소한의 절차가 진행이 돼야 구체적인 사실관계 파악, 의혹과 관련한 허위 사실 유포 등에 대한 대응 등을 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선균의 사례는 앞서 마약 스캔들로 불구속 기소된 배우 유아인의 사태 때보다 의혹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아인의 경우 경찰이 내사를 마친 뒤 범죄 혐의를 어느 정도 확보한 채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유아인이 미국에서 입국하자마자 정식으로 입건되며 의혹이 알려진 터라 나름의 구체적 혐의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선균은 말 그대로 ‘내사’ 단계다. 경찰도 관련자 진술로 첩보를 접한 만큼 실제 이선균이 강남 유흥업소에 출입했는지, 해당 업소에 출입했다면 그 곳에서 마약 혐의와 관련한 행위나 정황이 있었던 게 맞는지 등을 확인해나가야 한다. 대개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의혹이 알려지지만, 이번 경우는 임의로 암암리에 조사 중인 초기 단계에 내용이 오픈됐다. 이선균 본인과 소속사 측도 보도로 뒤늦게 의혹을 접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의혹으로 공개를 앞두고 있거나 촬영 중인 이선균의 차기작들은 초비상에 걸렸다. 이미 촬영을 마쳤고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됐던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와 조정석과 함께 출연한 ‘행복의 나라’ 등이 대표적이다. 첫 촬영을 앞두고 있던 새 드라마 ‘노 웨이 아웃’까지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노 웨이 아웃’은 현재까지 총 세 번의 촬영을 마쳤고, 이선균의 첫 촬영을 앞두고 있었다. 작품 촬영에 그대로 임하기 어려운 실정이 됐지만, 당장 대체할 새 배우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이외에 논의 중이던 모든 새 작품들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의혹이 아직 정식 수사에 착수하기도 전인 만큼 업계는 향후 진행되는 과정들을 면밀히 지켜보며 촉각을 곤두세우자는 방침이다.

인천경찰청은 이와 관련 오는 23일 이번 사건의 일부 수사 상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이선균은 2001년 MBC 시트콤 ‘연인들’로 데뷔했다. 드라마 ‘파스타’, ‘나의 아저씨’, 영화 ‘화차’, ‘끝까지 간다’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한 톱스타다. 지난 2019년에는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주연으로 출연했고, 개봉을 앞둔 출연 영화 ‘탈출: PROJECT SILENCE’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지난 9월 개봉 영화 ‘잠’으로도 관객들을 만났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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