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카드' 허공에 날린 이승엽호[WC 리뷰]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패배하면 탈락하는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로서는 흔들리는 필승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이승엽 감독은 기존의 필승조를 믿었고 결과는 참패였다.
두산은 19일 오후 6시30분 창원 NC파크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 NC 다이노스의 원정경기에서 9-14로 졌다. 이날 패배로 두산은 2023시즌을 마무리하게 됐다.
두산의 이날 패인은 무너진 마운드였다. 믿었던 선발투수 곽빈이 3.2이닝 5실점 4피안타(2피홈런) 3사사구를 기록했다. 이후 7회 투입된 김강률이 0.1이닝 2실점, 8회 마운드에 올라선 홍건희가 0.2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사실 두산은 선발투수 곽빈의 부진까지만 해도 충분히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상대 선발투수 태너를 공략해 5회초까지 5-5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필승조가 불안했다. 정철원, 홍건희가 후반기 평균자책점 4.22, 4.05로 불안함을 노출했고 김강률은 시즌 평균자책점 4.21로 부진했다. 여기에 또 다른 필승조 김명신이 4회말 투입됐다. 남은 이닝 동안 더 확실하고 새로운 필승조가 필요했다.
이 역할을 맡을 선수로는 이영하, 최승용이 꼽혔다. 이영하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패스트볼에 종으로 급격히 휘는 슬라이더를 갖춘 선수다. 큰 경기 경험이 많고 멀티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좌완투수인 최승용은 좌타자 상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주력 좌타자들이 많은 NC 타선을 제압할 수 있는 투수였다. 최승용 역시 선발투수였기에 멀티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승엽 감독은 이영하와 최승용을 각각 5회와 6회 투입했다. 1이닝씩만 활용한 셈이다. 이영하는 1실점을 기록했지만 실책이 포함된 실점이었다. 삼진을 2개나 잡으며 구위를 증명했다. 최승용 또한 1이닝 동안 탈삼진 1개를 곁들이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이영하와 최승용의 이날 구위를 봤을 때, 더 활용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물론 이영하와 최승용은 올 시즌 이승엽호에서 경기 후반부에 나오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으로서는 지면 탈락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검증되지 않은 카드를 넣기 힘들었을 수 있다. 심지어 이영하는 최근 뛰어난 구위를 자랑했지만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5.49였다. 최승용 또한 3.97이었다. 완벽히 신뢰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영하, 최승용보다 더욱 불안했던 것이 기존 필승조의 최근 투구내용이었다. 김명신도 4회에 소진한 상황에서 이영하, 최승용을 6회까지 모두 기용했을 땐, 대체카드가 있어야만 했다. 믿을 구석을 하나 만들어놓고 경기를 펼쳤어야만 했다.
실제 두산에는 브랜든 와델 카드가 있었다. 브랜든은 당초 2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1차전을 패배하면 시즌을 마무리하는 두산으로서는 플랜B로 브랜든을 불펜대기시키는 경우의 수도 생각해야만 했다.
브랜든은 올 시즌 11승4패 평균자책점 2.49(104.2이닝)를 기록한 리그 최고 좌완이다. 최승용처럼 NC의 주력 좌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으며, 이영하만큼 강력한 구위도 지녔다. 빼어난 커맨드도 갖췄고 불펜 경험도 많다. 브랜든은 2019시즌부터 2022시즌 KBO리그로 넘어오기 전까지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두산의 경기 후반부를 맡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던 셈이다.
물론 브랜든이 1차전에 투입된다면 승리를 거두더라도, 2차전 승리 확률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2차전 승부를 걸어볼만한 선발 카드가 있었다. 올 시즌 '신성' 김동주였다. 김동주는 매력적인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갖췄다. 심지어 NC전 올 시즌 평균자책점 0(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험과 이름값에서 떨어지지만 NC의 2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송명기와 비교해도 무게감에서 밀리는 자원이 아니었다.
특히 브랜든이 1차전에 불펜투수로 투입되더라도, 2차전 불펜 투입 가능성은 열려있었다. 두산으로서는 김명신, 이영하, 최승용을 조기 소진했을 때 쓸 수 있는 최고의 카드였던 셈이다. 그러나 평소처럼 김강률과 홍건희를 믿었고 결과는 참패였다.
2019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1강'으로 평가된 LA 다저스를 상대했던 워싱턴 내셔널스. 불펜진이 약했던 워싱턴은 디비전시리즈 2차전 맥스 슈어저를 8회에 투입하며 귀중한 승리를 챙겼고 시리즈를 3승2패로 가져왔다. 이후 구단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반면 '초보 사령탑' 이승엽 감독에게 플랜B는 없었다. 너무나 정직한 기용법으로 탈락을 맞이한 '이승엽호'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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