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 온 리디아 고, 부진 날리는 맹타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3. 10. 2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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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BMW레이디스 2R
공동 4위 올라 2연패 도전
3월 이후 한번도 톱10 못해
자력 대신 초청받아 출전해
추위에도 '뜨거운 샷' 선전
"타이틀 지키겠단 부담 덜고
남은 라운드 즐기고 싶어 "
리디아 고가 20일 파주 서원힐스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 1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지난해 우승한 대회에 '초청 선수'로 나선 리디아 고(뉴질랜드·하나금융그룹)가 연이틀 맹타를 휘둘렀다. 올해 내내 부진했던 아쉬움을 고국에서 2년 연속 우승으로 털어낼 기회를 만들었다.

20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 서원힐스 코스(파72·646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리디아 고는 버디 6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여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 공동 4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에 나선 이민지(호주·11언더파 133타)와 3타 차다. 첫날(5언더파 67타)에 이어 둘째 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리디아 고는 경기 후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언제 1·2라운드에서 모두 언더파를 기록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자신의 스코어카드를 보고 만족해했다.

그는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추워져 걱정했는데 만족스러웠다. 첫날 긍정적인 면이 많이 나와서 2라운드에서도 자신감 갖고 하자고 나왔는데 샷이 잘됐다"며 미소 지었다.

리디아 고에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특별하게 다가온다.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무대가 지난해 10월에 열린 이 대회였다.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만 7타를 줄여 역전 우승했던 리디아 고는 "내가 태어나고, 한국 피가 흐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왔다. 내 가족, 팬들이 보는 앞에서 거둔 우승이라 골퍼 인생에서도 가장 뜻깊은 우승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대회 직후 리디아 고는 5년5개월 만에 여자골프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어 같은 해 12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해 '새 신부'가 됐다. 연이은 경사였다.

지난 2월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레이디스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하고, LPGA 투어 개인 첫 대회였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6위에 올랐을 때만 해도 리디아 고의 기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3월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LPGA 투어 16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경기력이 크게 흔들렸다. 드라이버샷 거리(255.34야드→252야드), 그린 적중률(72.88%→63.28%) 등 대부분 지표가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부진했던 성적 탓에 리디아 고는 '디펜딩 챔피언'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나서지 못할 뻔했다. LPGA 투어 시즌 각 대회 순위를 환산해 매기는 CME 글로브 포인트 순위에서 리디아 고는 101위(20일 현재)에 그쳤다. 이 부문 상위 68명(미출전 시 차순위)이 나설 수 있는 대회 규정 때문에 리디아 고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자력으로 나설 수 없었다. 그나마 대회 주최 측의 초청 자격으로 어렵게 기회가 주어졌다.

좋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경기한 덕이었을까. 리디아 고는 1라운드부터 '디펜딩 챔프'의 면모를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그린을 한 차례만 놓쳤던 그는 2라운드에서도 페어웨이 안착률 100%, 그린 적중률 77.8%(14/18) 등 좋은 샷감을 이어갔다. 2라운드 들어 쌀쌀해진 날씨도 리디아 고의 뜨거워진 샷감을 막지 못했다.

초청 선수로 나섰지만 리디아 고는 "오히려 부담을 내려놓고 플레이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디펜딩 챔피언'이라고 해서 타이틀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생길 법한데, 이번에는 전혀 아니었다. 더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1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한 (고)진영 언니, 넬리 코르다와 재미있게 경기했고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선두권에 올라 대회 2연패를 노릴 위치에 선 리디아 고는 "처음 이틀 좋은 기운을 갖고 남은 3·4라운드를 보내려 한다. 들뜨지 않겠다. 1·2라운드에서 가진 자신감을 믿고 남은 라운드도 재미있게 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스폰서 초청으로 들어오고 해서 최대한 즐기는 자세로 플레이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배워서 올 시즌 남은 대회에서도 좋은 모멘텀으로 갖고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첫날 10타를 줄였던 애슐리 부하이(남아프리카공화국)가 2라운드에서는 1타를 잃어 3위(9언더파 135타)로 내려갔다. 그사이 호주 교포 이민지가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파주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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