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신약 ‘렉라자’발 주가 급락 어쩌나…이틀 만에 시총 1조원 증발
3분기 영업이익도 직전 대비 40% 감소 예상
경쟁제품 타그리소 미국 시장 우선 진출 유력
[마이데일리 = 구현주 기자] 유한양행 시가총액 1조원이 이틀 만에 증발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임상 결과가 기대 이하인데다, 관련 R&D(연구개발) 비용 지출로 3분기 영업이익 하락도 불가피한 탓이다.
20일 종가 기준 유한양행 주가는 6만2700원으로 지난 17일 대비 1만1800원이나 낮다.
렉라자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시장 예상에 미달하자, 이에 따른 실망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렉라자는 글로벌 블록버스터(연 매출 1조원 이상) 신약 후보로 언급됐기에 그동안 시장 기대치도 그만큼 높았기 때문이다.
3상 시험 결과는 지난 18일 유럽종양학회(ESMO) 초록을 통해 공개됐다. 렉라자와 다국적 제약사 얀센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함께 투여한 경우와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를 투여한 경우를 비교했다.
이번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병용 임상 시 항암제 효능 평가 주요 지표인 mPFS(무진행 생존율 중간값)는 23.7개월이다. 이는 기존 시장 예상치 25~30개월에 미치지 못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임상3상 결과 자체는 성공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다”며 “해당 결과에 대한 세부내용은 오는 23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될 예정이기에 당사도 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상가상으로 곧 있을 3분기 경영실적도 주가 반등 모멘텀이 되긴 힘들 전망이다.
3분기 유한양행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추정치)는 직전 분기 대비 40%가량 감소한 193억원이다.
유한양행이 실시한 국내 무상 공급 프로그램 ‘렉라자 1차 치료제 조기 공급 프로그램’(EAP) 등이 3분기 R&D 비용으로 집계된 영향이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추정 특이사항은 약품 사업 성장세 외에도 R&D 추가 집행에 따른 비용 증가”라며 “R&D 비용에는 렉라자 EAP 프로그램 비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주가 반등을 위해선 추후 렉라자 임상 결과와 미국 등 해외 진출 성과가 중요하다.
현재로선 글로벌 경쟁사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가 먼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타그리소 화학 병용 요법(FLAURA2)에 대해 FDA(미국 식품의약국) 우선심사가 주어지면서 경쟁사의 앞선 시장 진입이 전망된다”며 “현재는 승패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추후 전체 생존(OS)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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