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두부' 담벼락 16차례 내려쳐 살해한 20대 항소심도 집유

동물보호법 위반·창원지법 원심 유지
법원 "생명 자체 소중…반성 등 고려"

고양이를 담벼락에 10여 차례 내려치는 등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5부(김형훈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20대)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은 또 A 씨에게 보호관찰 1년과 사회봉사 160시간, 동물 학대 재범 예방 강의 수강 40시간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1월 창원시 성산구 한 음식점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부’를 담벼락에 16회 이상 내려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 씨는 공판 과정에서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학업과 수면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단순히 우발적 범행이라 보기 어렵고 생명 경시 태도가 드러난다.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라며 “식당 주인과 이곳을 찾은 많은 이가 정신적 고통을 받은 만큼 합당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날 선고 공판에 앞서 창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에게 실형을 선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동물 관련 범죄의 위법성을 낮게 평가하는 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