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의장 “가자지구 난민 인도적 지원 문제 최우선”
“유엔 안보리 개혁 필요성 공감”
“한국 신뢰할 만한 이사국 될 것”
데니스 프랜시스 유엔총회 의장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과 관련해 가자지구 난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양측 민간인 보호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20일 밝혔다.
전·현직 유엔총회 의장들로 구성된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프랜시스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자지구 난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자지구 난민들이 이틀에 한 끼를 먹는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며 “인도주의 지원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양측 민간인 생명을 보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에 붙잡혀 있는 인질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향후 양측 간 군사적 갈등이 완화될 때까지 인질들이 겪을 고통을 줄여야 한다”며 “더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대화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 필요성에도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거부권을 지닌 상임이사국들이 가자지구 결의안부터 북한, 우크라이나 결의안 등을 연이어 부결하는 상황을 언급하며 “1945년 형성된 안보리 구조를 21세기의 변화된 국제정세에 맞게 고치자는 논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지난 18일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이스라엘·하마스의 휴전을 촉구하는 안보리결의안을 이스라엘의 자위권 언급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제법에 적혀있듯이 모든 국가는 적대 세력의 공격이 있으면 자위권을 보장받고 이는 이스라엘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한국이 내년부터 2년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수임한 것과 관련해 “한국의 역사와 국제평화·안보에 대한 한국의 강한 의지를 감안할 때 적극적이고 신뢰할만한 이사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점차 줄이는 선진국 추세와 달리 내년 ODA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늘렸다는 점을 “인상 깊게 봤다”고 말했다.
러시아와 북한 간의 연이은 고위급 회담에 대해 “(한국전쟁) 정전협정을 위반하거나 한반도 안정·안보를 해칠 수 있는 조치와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유엔이 우선시하는 의제로 2015년 9월 유엔 개발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전 인류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로 채택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꼽았다. 특히 젠더 불평등이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적 안정을 해친다”며 중요한 과제로 언급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가자지구 사태로 미디어 헤드라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사라졌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매일 사상자가 발생하는 전쟁으로, 유엔 총회 안건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총회 의장은 총회 회의를 주재하는 역할을 하며 임기는 1년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인 프랜시스 의장은 지난 9월 제78차 유엔총회 의장에 취임했다. 이번 한국 방문이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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