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헬스케어와 디지털의 만남
얼마 전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세계 최초로 '인체 세포 지도'가 소개됐다. 인간의 장, 신장, 태반에 존재하는 세포들의 분포와 역할을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의 도움을 받아 이를 시각화한 것이다. 머지않아 인체의 모든 세포 배열을 담은 전체 지도가 완성될 거라고 한다.
딥러닝, 머신러닝과 같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헬스케어 분야의 새 돌파구가 되고 있다. 연구개발(R&D) 단계에서 사람이 오랜 시간을 들여 찾아야 했던 정보를 AI가 신속하게 찾아주고, 새로운 솔루션까지 제시한다. 과거 연구자들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해 하루에 3건 정도의 실험을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AI의 힘으로 하루 만에 10억개가 넘는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의 성공을 예측해 시간과 비용의 효율을 높이면,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도 가능해진다.
진단부터 치료, 이후 모니터링까지 환자의 치료 여정 전반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다양하게 적용된다. 일례로 필자의 회사는 미국에서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진단을 위해 진단기기 회사, AI 분석업체와 협력하고 있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 돌연사와 같은 잠재적 위험에 놓여 있던 환자들의 빠른 진단을 위해 기존의 기기에 이상 징후를 감지하는 AI를 심어 의료진을 돕는다. 또한 암 치료 후 원격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환자가 스스로 증상을 관리하도록 돕는 디지털 치료제도 프랑스의 한 파트너사와 개발 중이다.
디지털 기술은 업계와 의료 전문가 소통에도 활용된다. 이미 많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의료 전문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소통하기 위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개설하고 있다. 우리 회사 역시 원스톱 플랫폼 '옴니채널(Omnichannel)'을 운영, 의료 전문가들의 개인 선호도와 바쁜 일정을 고려해 개개인에게 맞춤화된 새로운 약학 정보를 공유하면서 원활한 환자 진료와 치료를 돕는다. 또한 다양한 신제품이 나오면서 최신 지견이 계속 업데이트되는 상황에서 인트라넷에 챗GPT를 접목, 직원들이 필요한 정보를 챗GPT를 통해 신속하게 찾아 의료진에게 가장 최신의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헬스케어 분야에 새롭게 도입되는 디지털 기술들은 궁극적으로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Unmet needs)를 보다 신속하게 해결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의료진은 환자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환자들은 이전보다 더 건강해질 것이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 접목의 최우선 목표는 '혁신' 그 자체가 아니라 '환자'임을 잊지 않는다면 말이다.
[이혜영 한국BMS제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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