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리금융, 수도권 기반 '상상인저축은행'만 떼어 인수한다

국종환 기자 신병남 기자 2023. 10. 2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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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316140)가 최근 매각 명령이 내려진 상상인(038540) 그룹 계열의 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중 수도권에 영업 기반을 둔 '상상인저축은행'만 떼어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충청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까지 묶어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리금융저축은행(본점 청주)과 영업반경이 겹치는 만큼 상상인저축은행만 따로 인수해 수도권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숙원인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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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상상인플러스 중 경기권 '상상인' 인수 타진 중
인수시 업계 7위 도약, 수도권 진출…"그룹 비은행 부문 강화"
경기도 성남시 상상인저축은행 본사의 모습. 2019.11.1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서울=뉴스1) 국종환 신병남 기자 = 우리금융지주(316140)가 최근 매각 명령이 내려진 상상인(038540) 그룹 계열의 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중 수도권에 영업 기반을 둔 '상상인저축은행'만 떼어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충청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까지 묶어 인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우리금융저축은행(본점 청주)과 영업반경이 겹치는 만큼 상상인저축은행만 따로 인수해 수도권 영업망을 효율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숙원인 그룹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권과 금융당국 관계자 등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한 인수를 검토 중이다. 최근 대형 회계법인 등을 대상으로 인수 실사를 맡을 자문사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상상인그룹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초 상상인의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아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대한 지분 매각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상상인은 내년 4월초까지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와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지분 90%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가 그룹 숙원인 만큼, 두 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오게 되자 인수 검토에 나섰다. 상상인그룹도 당국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서는 대신 강제매각 결정을 따르기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우리금융이 두 저축은행 중 수도권에 기반을 둔 상상인저축은행만 떼어 인수를 희망하는 이유는 이미 충청권에 영업 기반을 둔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청 지역에 지점 2곳을 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까지 인수하면 영업반경이 겹쳐 비효율적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도 계획 중인 만큼 전략적으로 인수에 접근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이 수도권에 지점을 둔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숙원이었던 수도권으로도 영업망을 넓힐 수 있게 된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경기도 분당·일산·부천·평촌 등 4곳에 지점을 보유한 자산규모 3조2867억원의 저축은행이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순자산에 동종업계 멀티플 약 1.2배를 적용해 상상인저축은행의 매각가격을 31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의 자산규모는 1조6100억원으로 업계 30위에 그치는 중소형사다. 다른 경쟁 지주사가 보유한 저축은행보다 규모가 작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번에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자산 규모가 약 5조원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업계 7위 저축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이 상상인 계열 두 저축은행 중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만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상인 측과 금융당국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동산PF 대출 문제 등으로 저축은행 업황이 좋지 않아 수도권 상상인저축은행이 매각 패키지에서 분리되면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상품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가격 협상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두 저축은행을 모두 가져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황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우리금융이 충분한 가격 협상력을 얻게 된다면 괜찮은 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수도권 저축은행만 매각이 이뤄질 경우 남은 저축은행은 매각이 어려워질 수도 있어 우리금융이 이를 매각 카드로 삼을 경우 막판에 전체 인수 가능성도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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