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배승아양 스쿨존 음주사고 운전자 ‘징역 12년’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배승아양을 치어 숨지게 한 방모(66)씨. /연합뉴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배승아(9)양을 치어 숨지게 한 60대 운전자에게 법원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나상훈)는 20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공무원 방모(6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고 직후 시민들이 달려와 보호 조치를 하는 와중에도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등 당시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만취 상태였다”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액셀을 밟았고 물리적 충격이 가해져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 2019년 신설된 특가법에 의해서 스쿨존에서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운전자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정형이 대폭 상향됐다”면서 “피해 보상을 위해 주택을 처분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나 사망 피해자의 유족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며 엄벌을 탄원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선고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배양 어머니는 “사회적으로 인식이 많이 바뀐 만큼 혹시나 하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검찰 구형량부터 너무 낮았다”고 말했다. 이어 “운전대만 잡지 않았어도 내 딸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보였다.

방씨는 지난 4월 8일 오후 2시 21분쯤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에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길을 걷던 배양을 치어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0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했다.

지난 4월 배승아양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진 대전 서구 둔산동 한 스쿨존 인도에 시민들이 추모의 꽃다발과 메시지 등을 남겼다. /연합뉴스

방씨는 사고 발생 2시간 전쯤인 낮 12시 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한 뒤 사고 지점까지 5.3㎞를 운전했다. 사고 직후 방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넘는 0.108%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차량의 속도는 시속 42㎞로 사고 장소 제한속도인 시속 30㎞를 넘겼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방씨는 1996년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확인됐고, 과거에 음주운전을 하고도 단속에 적발되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