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16년 만에 5% 돌파... 코스피 2400선 붕괴
글로벌 채권 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5%를 돌파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줬다.
19일(현지 시각)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미국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연 5.001%를 찍은 뒤 4.98%로 마감했다. 이 금리가 5%를 웃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다우평균 등 미 주요 증시는 1% 가깝게 떨어졌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 시중 자금이 증시에서 채권·예금 등으로 빠져나가므로 주가엔 악재다.
20일 코스피는 1.7% 하락한 2375로 마감했다. 코스피가 24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후 7개월 만이다. 이날 일본(-0.5%)·대만(-0.1%)·호주(-1.2%)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해외 자금이 고금리를 쫓아 미국으로 돌아가면 아시아 금융시장은 흔들린다.
한국 증시의 하락폭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보다 컸던 까닭은 테슬라의 3분기 실적 부진과 중국의 이차전지 소재(흑연) 수출 통제 소식이 전해지며 에코프로(-5.9%), 포스코홀딩스(-5%), LG에너지솔루션(-3,5%) 등 이차전지주들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카카오도 3.6% 급락해 3년 5개월 만에 4만원 선이 무너졌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코스피 2300선도 위태롭다”는 비관론이 나온다. 씨티증권은 “한국 증시가 올해 상승분을 반납할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말 코스피 종가(2236.4)를 고려하면, 연내 코스피가 2200대까지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실질금리 상승,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아시아 및 신흥국 주식 하락 위험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국 증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낮췄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충돌 위기에 19일 국제 유가(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금리에 따른 증시 탈출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상반기에만 7000억달러어치(약 946조원) 미 국채를 사들였다. 현재 미국 가계는 전체 미국 증시 시가총액 중 39%를 보유 중이며, 전체 순자산의 42%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한 달 새 뉴욕 3대 지수(다우평균·S&P500·나스닥)는 2~3%씩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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