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축하금 1000만원" 파격 복지…제약·바이오 '인재 확보전'

정기종 기자 2023. 10. 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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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8월 복지동 '바이오플라자' 개관…병원·은행에 심리상담시설도
유한양행, 8월부터 출산축하금 1000만원으로 대폭 상향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직원들이 지난 8월 신설된 복지동 '바이오플라자'에서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피트니스센터(왼쪽)와 사내 물리치료실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차별화 된 복지 제도를 통해 임직원들의 마음 잡기에 나섰다. 병원과 PT(퍼스털트레이닝)센터가 들어선 복지동을 설치하는가 하면 1000만원이란 통큰 출산지원금을 주는 등 파격적인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임직원들에게 원활한 업무환경을 제공해 삶의 질 향상시키는 한편, 치열해지는 인력 확보전에서 우위를 점하는 효과도 기대 중이다.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8월 임직원들을 위한 신규 복지동인 '바이오플라자'를 개관했다. 5개 층, 3만㎥에 달하는 규모로 조성돼 다양한 편의 시설은 물론, 병원과 교육시설까지 보유한 종합 복지시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원들은 바이오플라자를 통해 하루 세끼는 물론 야식 또는 간식까지 1일 4식을 제공 받는다. 또 은행부터 미용실, 약국, 편의점, 피부관리실 등의 개인용무까지 회사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전문 트레이너가 상주하는 피트니스센터와 가정의학과, 치과, 물리치료실, 근골격계치료센터 등도 이용 가능하다. 마음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심리검사 및 상담 시설도 존재한다. 교육 측면에선 최대 1000명 수용이 가능한 강당을 통해 직무와 리더십, 어학 등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다. 해당 홀은 임직원들을 위한 예식장으로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8월부터 출산한 임직원에게 1000만원의 축하금을 지급 중이다. 이전까지 수십만원 수준에 불과했던 출산축하금 대폭 상향의 배경은 회사와 노동조합과의 단체 협약을 통한 신설 지원이다. 저출산 시대 출산율 제고와 임직원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제안을 사측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 8월1일부터 출산한 유한양행 임직원은 자녀 1명당 1000만원을 받게됐다. 자녀 수가 지급 기준인 만큼 쌍둥이인 경우 2000만원이 지급된다. 또 형평성을 위해 제도 신설 전인 올해 1~7월 출산한 임직원들에게도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를 통해 유한양행은 현재까지 3억원 이상의 축하금을 지원한 상태다. 업계에서 찾아볼 수 없는 유례없이 파격적인 규모의 축산축하금 지원 소식에 지난 9월 열린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유한양행 부스엔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위한 구직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제약바이오, 12대 주력 산업중 인력 부족률 두번째…귀하신 인재 모시기·지키기 노력 이어져

제약바이오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인력확보가 까다로운 업종으로 꼽힌다.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데다, 아직 추격자 입장인 국내 산업 특성상 애써 채용한 인력들이 국내는 물론 해외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나날이 높아지는 산업 주목도와 기업들의 인력 확보전에도 12대 주력 산업 중 인력 부족률이 두번째로 높은 상황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바이오헬스 산업 내 약 11만명의 신규인력 수요 발생하지만, 진출 인력은 약 3만4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세한 바이오벤처의 경우에 해당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2월 한국바이오협회가 국내 바이오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인력확보를 주요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은 38%에 달했다. 자금조달(54%)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응답률이다.

이에 정부 역시 지난 4월 '바이오헬스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하고 11만명에 달하는 핵심인재 양성 추진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고용 주체가 기업인 만큼 임직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 역시 필요한 상태다. 국내 바이오와 제약 분야 매출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유한양행의 최근 행보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눈에 띄는 점은 두 회사가 각각 국내 바이오기업과 전통제약사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 중이라는 것"이라며 "두 기업은 매출 규모 만큼 급여 측면에서 국내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글로벌 기업과의 직접적 경쟁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때문에 단순한 급여 외 업무환경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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