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방자·경제 말아먹어"…눈살 찌푸리게 하는 국감장 '거친 입'

박경담 2023. 10. 20. 16: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일 열린 2일 차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선 역대급 세수 펑크, 윤석열 정부 감세 정책 등이 도마에 올랐으나 허를 찌르는 정책 질의보다 혀를 차게 하는 '입씨름'이 연출됐다.

양 의원은 세수 펑크 문제를 질의하던 중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집단인 양 온갖 예산·재정 권력을 휘두르면서 예산 정치를 하고 오만방자하게 굴던 기재부 수장으로서 부끄럽지 않느냐"며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경숙 민주당 의원, 연신 추경호 자극
앞뒤 안 맞는 주장도, 동료 의원은 자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0일 열린 2일 차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선 역대급 세수 펑크, 윤석열 정부 감세 정책 등이 도마에 올랐으나 허를 찌르는 정책 질의보다 혀를 차게 하는 '입씨름'이 연출됐다.

'거친 입'으로 국감의 격을 떨어뜨린 이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 의원은 세수 펑크 문제를 질의하던 중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집단인 양 온갖 예산·재정 권력을 휘두르면서 예산 정치를 하고 오만방자하게 굴던 기재부 수장으로서 부끄럽지 않느냐"며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그러자 추 부총리도 "오만방자하게 군 적이 없다. 오만방자한 행태를 말해달라"며 맞섰다. 양 의원은 '오만방자함의 예'로 "새만금 예산을 의논도 안 하고 78% 깎았다"고 제시했으나 "예산은 국회 심사 과정에서 심사를 하면 된다"는 추 부총리에게 오히려 반격당했다. "의논도 안 했다"는 양 의원 발언은 정부가 국회 심의 전에 예산안을 짜는 절차를 고려하면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 의원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세수 펑크를 야기한 실무 책임자, 장·차관을 직무유기, 직무소홀, 분식 행위 등으로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거친 생각'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체념한 듯 "드릴 말씀이 많지만 하면 또 길어질 것 같네요"라며 말을 아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김상훈 기획재정위원장은 "국감을 보는 국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정책 대안을 제시해주되 피감기관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은 자제해달라"며 양 의원을 에둘러 자중시켰다.

양 의원은 전날 열린 1일 차 기재부 국감에서도 추 부총리를 자극했다. 그는 질의가 시작하자마자 대뜸 "부총리가 경제에 대해 그런 인식을 갖고 있으니 경제를 말아먹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라고 말했다. 자신의 질의 직전 "물가가 조금씩 내려갈 전망이나 이스라엘 변수를 굉장히 긴장하며 보고 있다. 수출은 회복세로 돌아섰다. 쓸 곳엔 재정을 쓴다"고 한 추 부총리 발언을 겨냥한 것이었다.

양 의원은 이어 "경제가 외환위기 때보다도 나쁘다는 거 모르면 당장 그만둬라. 선거 나갈 생각만 하지 마시라"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표정이 굳어진 추 부총리는 "(질의) 초반부터 저 보고 경제를 말아먹는다고 얘기를 한다. 정부를 상대로 질타, 추궁, 지적, 제안 다 좋은데 그래도 표현은 적정 수위로 해줄 수 없나"라고 하소연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