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갭투자’ 어려워졌다… 지난해보다 -45% ‘뚝’[국감 단독]

심윤지 기자 2023. 10.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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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 아파트를 ‘갭투자’로 산 비율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반등세에 접어든 반면, 전세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전세가율이 90%를 넘는 연립·다세대 주택의 경우 여전히 갭투자 위험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성동훈 기자

20일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에서 주택취득자금 조달 및 입주계획서를 제출한 3만9384건 중 임대보증금을 승계한 거래 비율은 27.6%(1만884건)이었다.

지난해엔 전체 거래(5만8245건) 중 임대 보증금을 승계한 거래가 절반인 50.5%(2만9387건)에 달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이 비율이 23%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서울에서 자금 조달계획서를 제출한 거래 중 절반 가량이 ‘세를 끼고 집을 사들이는’ 갭투자에 해당했다면, 올해는 전체 거래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는 뜻이다.

자금조달계획서는 매수자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기재하는 서류다. 규제지역에서 있는 모든 주택, 비규제지역에 있는 6억원 이상 주택을 구입할 땐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의 감소율이 가장 컸고, 강서구, 강북구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내에서도 비교적 중·저가인 아파트가 몰려있는 곳들이다. 전국 자금조달계획서 거래 건수 중 갭투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1.7%에서 올해 23.7%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난해 말부터 ‘갭투자’의 메리트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더 빠르게 하락하면서 매수자들이 부담해야 할 ‘갭’은 커진 반면,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는 줄어든 것이다.

특히 6억원 이상 주택 밀집해있는 서울 아파트율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2022년 9월 66.5%까지 높아졌으나 2022년 10월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23년 3월 이후 50% 미만으로 낮아졌고 2023년 6월엔 47.1%까지 감소했다.

서울 전체 주택 및 아파트 전세가율 월별 변화 (2020~2023년 상반기). 한국도시연구소 제공

다만 이같은 수치는 ‘주택취득 조달 및 입주계획서’ 의무 제출 대상인 6억원 이상 주택에 한정된 흐름으로, 빌라·다세대를 포함한 서울 주택시장 전체에서 갭투자가 줄었다고 해석하기는 아직 이르다.

전체 주택과 아파트에서는 지난해보다 전세가율이 크게 감소했으나, 연립·다세대는 여전히 전세가율이 90% 이상 수준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어 해석에 유의가 필요하다. 전세사기·깡통전세의 원인으로 지목된 ‘갭투자’는 아파트보다 연립·다세대에 집중됐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자금조달계획서는 전세사기·역전세 위험이 크지 않은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만 제출 대상”이라며 “전세가율이 하락해 갭투자가 어려워졌다는 것을 전체 주택시장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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