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하마스, 이스라엘 지상군 겨냥 '비밀병기' 선보일까
"깜짝 공격 가할 가능성…핵심 원자재 땅굴 통해 밀반입. 핸드백만 있어도 돼"
시가전 대비해 이란서 배운 초강력 지뢰·IED 등 준비했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하마스가 그간 숨겨놓았던 '비밀 무기'를 꺼내 들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이란의 기술 지원에 힘입어 하마스가 다수의 신무기를 개발해 보유하는 데 성공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수중 드론(무인잠수정)이 꼽힌다.
하마스는 이미 2021년 가자지구 해안에서 66파운드(약 30㎏) 상당의 고성능 폭약을 실은 채 이동 가능한 수중 드론을 바다에 띄우려 시도한 전력이 있다.
이 수중 드론은 이스라엘군의 폭격에 파괴됐지만, 그렇지 않고 바다에 나갔다면 이스라엘 연안의 석유시추시설이나 항만, 선박 등을 공격하는 데 쓰였을 것으로 전망됐다.
해당 무기의 원형을 설계한 친팔레스타인 성향 항공우주공학자 모하메드 주아리는 2016년 튀니지에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보이는 습격에 피살됐지만, 이후에도 다른 기술자들이 개발을 계속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정밀 유도기술이 적용된 대형 미사일 역시 보유 가능성이 큰 무기 체계로 꼽힌다. 이웃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경우 이미 이란의 도움으로 수천기에 이르는 유도 로켓과 미사일을 배치해 놓은 상황이다.
하마스가 이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한 이래 쏘아댄 수천발의 로켓들은 모두 유도 기능이 없는 것들이었지만, 실제로는 이미 몇 년 전에 이란이나 헤즈볼라를 통해 핵심기술을 확보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감시가 닿지 않는 가자지구 땅속 깊이에 로켓과 드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지하 공장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물과 전자회로 등 자체적으로 충당할 수 없는 핵심 원자재는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땅굴이나 해상을 통해 밀반입한다고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말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유도 기능이 없는 '멍텅구리' 로켓을 유도탄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부품은 상대적으로 반입이 어렵지 않다면서 "백팩 조차 필요 없이 예쁜 핸드백만 있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이번 전쟁에서 이런 무기체계가 등장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마스가 일찌감치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예상하고 신무기를 아껴놓았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예컨대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에 무력 충돌이 벌어졌을 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유도무기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해안 가까이 군함을 접근시켰다가 해군 기함이 미사일에 맞아 대파되는 피해를 보았는데 하마스도 비슷한 전술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힌츠 연구원은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을 충분히 끌어들인 뒤 전선 후방의 목표물 등을 겨냥해 예상치 못한 공격을 가할 수 있다면서 "분쟁 확대 수준을 더욱 높인 뒤 (마술사가)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듯 (신무기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가자 지구에 투입될 이스라엘 전차와 장갑차 등을 겨냥해 더욱 강력한 지뢰와 급조폭발물(IED) 등도 준비해 놨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통형 그릇에 폭약을 담고 오목한 금속 접시를 덮은 형태의 무기인 폭발성형관통자(EFP)가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올해 유출된 미군 기밀 문건에는 이란 전문가들이 시리아 무장세력에 20여m 거리에서 전차 장갑을 관통할 수 있는 EFP 제작법을 가르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는데, 하마스 역시 이를 배웠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EFP가 기폭 되면 금속접시가 원추형으로 변형되면서 초고속으로 사출되며, 금속접시가 잘게 나뉘도록 해 광범위한 면적의 보병을 살상할 수도 있다. 재료만 있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고 특히 시가전에선 숨겨놓은 EFP를 찾기 힘들다는 점도 이 무기가 위협적인 이유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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