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블더] 자매에게 수십 차례 성범죄…"가짜 반성문·기습 공탁에 극심한 고통"
40대 목사가 자신의 교회를 다니던 한 자매를 상대로 장기간 수십 차례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 얼마 전 뉴스브리핑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신도들을 교회에서 먹고 자게 하면서, 정신적으로 복종하게 만드는 전형적인 그루밍 성범죄였습니다.
피해자가 도망치려 해도 목사는 끝까지 찾아내서 다시 교회로 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 소규모 교회에 다니던 A 씨, 40대 목사 B 씨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0년입니다.
목사의 강요로, 동생과 함께 강제로 교회에서 살게 된 이후부터였습니다.
시도 때도 없는 목사의 부름이 시작됐습니다.
[A 씨/교회 내 성범죄 피해자 : 처음에는 문자로 갑자기 막 '네가 여자로 보인다. 나랑 사귀면 안 되냐'. 제가 싫다고 했거든요. 자는 척도 해보고 전화도 꺼보고 별짓을 다 해봤거든요. 근데 나중에 찾아서 (숙소에) 올라오더라고요. 새벽 3시, 4시가 돼도.]
당시 겨우 고등학생이었던 동생에게까지 성범죄를 저지르겠다며 협박해 참고 견뎠지만, 이미 동생이 자신보다 더 먼저 성범죄 피해를 당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은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A 씨/교회 내 성범죄 피해자 : 동생은 진짜 안 건들겠지, 동생은 아니겠지 이렇게 생각을 했죠. (거부하면) 동생이 대신 당하다 이렇게 생각한 것도 있고…. 저는 (동생의 성범죄 피해 사실을) 진짜 아예 몰랐어요. 왜냐하면 밖에서 동생은 모텔 같은 데 잡아서 성폭행할 때도 있었고 그리고 목사 목양실에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목사를 마치 왕처럼 따르고 복종하는 폐쇄적인 교회 분위기 속에서 탈출구는 없었습니다.
도망도 쳐 봤지만, 다시 교회로 끌려갔습니다.
[A 씨/교회 내 성범죄 피해자 : 목사 말을 안 들으면 교회에서 막 정신 나간 사람 취급당하고 일단 어디 잠깐 외출할 때도 무조건 허락받고 나가야 되고. 아무것도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고 나갈 수 있다는 생각도 없었고…. 진짜 자기들이 신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도망가려고 몇 번을 노력했는데 잡으러 왔어요. 저희 가족들은 이미 거기에 미쳐 있어 가지고 그때 당시에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고요.]
지난해 교회에서 탈출한 피해 여성이 목사의 만행을 경찰에 알리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조사 결과 특정된 성범죄만 27차례였습니다.
검찰은 목사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고, 그제 법원은 8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재판 과정에서 피해 자매는 반성 없는 목사 때문에 다시 한번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 자매는 합의를 해주지 않겠다고 했는데도 목사 측에서 일방적으로 피해자의 계좌에 합의금 명목으로 2천만 원을 보냈습니다.
[A 씨/교회 내 성범죄 피해자 : 저희 집이 진짜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근데 저희 합의 안 한다고 했었어요. 돈 받을 바에 저 사람 형 더 사는 게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데 저희가 합의를 안 하니까 그냥 돈을 임의적으로 보내버린 거예요. (목사 측에서 돈을) 정 돌려주고 싶으면 월요일날 재판 와가지고 판사님한테 얘기해라. 그럼, 판사님 통해서 우리가 (반환 계좌를) 알려주겠다.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예요. 완전, 사실 무시하는 행위잖아요. 피해자를.]
다시 돈을 돌려줬지만, 선고가 있기 전날, 목사 측에서 이 돈을 공탁금으로 내버렸습니다.
여기에다 장기 기증을 하겠다는 서약서를 재판부에 참고 자료로 제출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또 B 목사는 성범죄 혐의를 인정하며 재판 과정에서 성경 필사 등의 내용이 담긴 반성문을 10차례 제출하기도 했는데, 정작 피해 자매에게는 단 한마디의 사과도 없었습니다.
결국 1심 재판부는 해당 목사에게 검찰 구형량의 절반도 안 되는 8년 형을 선고했습니다.
피해 자매는 검찰에게 항소를 요청하는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며, 재판부의 엄중한 판단을 다시 한번 애타게 바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A 씨/교회 내 성범죄 피해자 : 무조건 일주일에 한 번은 무조건이었고 많을 때는 두세 번까지도요. 그런데 1년 반 동안 그걸 당했다고 한번 생각을 해보세요. 제가 당한 만큼 재판부에서 어쨌든 그 정도는 생각을 해 주시고 인정을 좀 해주셨음 좋겠어요.]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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