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 우성1차·쌍용2차, ‘통합재건축’ 결심한 이유

이미호 기자 2023. 10. 20.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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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합 통해 협상력·사업성 제고
은마 맞은편 영동대로 ‘역세권 입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우쌍쌍(대치우성1차, 쌍용2차, 쌍용 1차)’ 중 서로 맞닿아 있는 우성1차와 쌍용2차가 통합재건축을 통해 약 1400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통합재건축은 단지별로 입주민 사이에 갈등 소지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뜻을 잘 모아 사업 규모가 커지면 협상력은 물론 사업성도 끌어올릴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의 모습. /뉴스1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는 내주 통합재건축 합의서에 서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 조합은 지난달 20일 변호사 자문을 거쳐 통합재건축 합의서(안) 문안에 대해 사실상 최종합의했다. 우성상가협의회도 통합재건축사업에 동의, 연내 상가 소유자간 협의와 법률적 검토를 거쳐 자체안을 제출키로 했다.

전영진 대치우성1차 조합장은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오는 24일 제30차 대위원회를 개최하고 바로 다음날 양측 조합장들이 공동 서명을 할 예정”이라며 “대단지가 조성되면 사업성은 물론 커뮤니티 시설 등 입주민 생활여건도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 조합은 최종 서명 후 28일부터 정비구역 통합 주민동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후 11월 20일까지 목표 동의율(3분의 2이상)을 달성하고, 이후 이사회 등을 거쳐 12월 23일 임시총회를 개최해 시공사 선정 등 구체적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다.

통합재건축은 여러 개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작은 단지의 경우, 각각 재건축을 하는 것보다 통합 추진하면 가구 수가 대폭 늘면서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 ‘좋은 입지’라면 통합재건축이 성공했을 때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된다.

해당 단지는 학여울역 사거리에 위치, 대치동 대표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와 대로변(영동대로)을 두고 같은 학군을 끼고 있다. 최근 은마아파트가 조합설립 후 신고가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바로 맞은 편인 ‘우쌍’의 재건축이 본격 궤도에 오르는 상황이다. 대치동에는 준공 30년이 넘는 노후 대단지가 몰려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특히 대치우성1차와 대치쌍용2차는 사업시행인가를 일찌감치 받아놨다는 점에서 (각각 2022년 9월, 2017년 9월) 손을 잡을 경우, 시공사 선정 등 추후 과정을 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대치쌍용2차는 과거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고, 대치우성1차는 결정하지 않았다. 전 조합장은 “시공사 선정 문제도 현대건설을 포함해 함께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신속통합기획 자문형 등 추진 방식에 대해서도 논의와 합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도 ‘우쌍’은 매력적인 사업지다. 개포동 일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 에이치’ 아파트가 상당수 들어서 있는데다, 삼성역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까지 완공되면 이른바 ‘영동대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또 지금까지 대치동 내 재건축 수주를 한 곳이 없다는 점에서 (대치 현대는 리모델링) 욕심이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 통합재건축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서울 강남권 내에서 성공한 사례는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재건축)가 대표적인데 손에 꼽을 정도다. 몸집이 커진 만큼 사업 속도가 더딜 수 있고, 주민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단지마다 용적률과 대지지분이 다른 것도 방해요소다. 다만 대치우성1차와 쌍용2차는 원래 동일한 필지였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발표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 통합재건축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가 추진 중인 특별법에 따르면 여러 단지를 특별정비구역으로 묶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할 경우, 안전진단 완화 또는 면제, 용적률 상향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통합할수록 공공 기여가 커지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드리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대치 쌍용1차(630가구)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초과이익환수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재건축을 연기해 둔 상태다. 재건축사업계획(안)에 따르면 4만7659㎡에 공동주택 1105가구 등을 신축할 계획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1차는 사실상 별개 재건축으로 가는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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