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하나"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가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를 하겠다고 하냐"고 지적했다.

20일 연합뉴스는 이날 피해자 A 씨가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고등법원 대상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신변 보호를 위해 설치된 가림막 뒤에 앉아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A 씨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공판 기록 열람이 제한돼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성범죄가 뒤늦게 인정됐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자료를 1심이 끝난 뒤에 받아 누가 봐도 명백한 성범죄에 대한 허위 진술들이 가득한데 이에 대해서 따질 수도 없었다"며 "2심이 시작하고 성범죄가 인정되고도, 3심에서는 양형부당을 신청할 수 없었기 때문에 성범죄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판결을 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 과정에서 자신의 신원이 가해자에게 노출됐다고 증언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결국 피해자에게 공판 기록을 주지 않아서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노출됐고 보복범죄를 발생시키는 원인을 제공한 점을 반성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피해자 권리 구제를 위한 노력을 같이 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직접 (민사소송을 통해) 공판 기록을 받으란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A 씨는 또 "1심 공판 내내 살인미수에 대해서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이 가해자의 반성은 (참작돼) 인정됐다"며 "범죄와 아무 관련 없는 (가해자의) 반성, 인정, 가난한 불우 환경이 도대체 이 재판과 무슨 상관이 있나.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를 하겠다고 하는 거냐. 사법부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건 국가가 2차 가해를 피해자에게 하는 거라고 분명히 느낀다"라며 "굉장히 고쳐 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1차 피해는 가해자에게 받지만 2차 피해는 국가에 받지 않도록 시정을 잘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나도 사회 분위기에 법원이 뒤처진다고 느낀 적 있다. 지금 이 사건이 법률상 감경을 할 사건인가"라며 "지금 가해자가 나가서 피해자를 죽여버리겠다고 지속적으로 협박하고 있다. 가해자가 반성하는지 아닌지 사람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는 한 모르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은 "관할 고등법원장으로서 안타까움을 많이 느낀다"며 "(참고인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