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상 국정감사서 '돌려차기 사건' 집중 조명

처음 본 여성을 뒤따라가 무차별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피해자자는 재판 과정 도중 겪은 어려움에 대해 토로했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전국 법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돌려차기 피해자 A 씨가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신변 보호를 위해 가림막 뒤에 앉은 채로 질의를 받은 A 씨는 사건 재판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전했다. 먼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 씨가 공판기록을 얻게 된 과정에 대해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A 씨는 “1심 공판에서 ‘사각지대 7분’이 있었다는 것을 저도 처음 듣고 성범죄를 의심하게 됐다”며 “이를 위해 재판부에 공판기록 열람을 요청했지만, 가해자에게 민사소송을 걸어 문서송부촉탁을 하라고 권유받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민사소송을 하게 되면 피해자 신원 노출되는데 법원이 이것을 권유했다”며 “피해자 공판기록 공개는 재판장의 재량으로 이뤄진다. 재판장이 허락했으면 피해자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은 “피해자에게 위로의 말을 드리고 싶다. 형사소송 절차라는 것이 무죄 추정의 원칙이 있다 보니 피고인의 방어권에 많이 관심이 쏠린다. 더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방향은 피해자가 형사소송 과정에서 자신 입장 내세울 수 있는 폭이 넓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피해자가 2심에서 탄원서 7번을 제출하며 성범죄에 대한 증거조사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 지지 않다가 방송 매체에서 사건을 다룬 뒤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법원장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김 법원장은 “조 위원님의 화살의 방향은 법원이 아닌 검찰을 향하고 계셔야 한다. 법원이 기소되지 않은 공소사실을 두고 재판을 심의해 나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답했다. 이어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인 사건으로 알고 있다. 공소사실 변경조차 안 됐는데 재판부가 가능성을 보고 받아줬다“며 ”피해자의 주장 일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성범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DNA 검사 등을 적극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피고인의 방어권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하는 등의 사정이 없으면 웬만하면 (공판기록이) 공개됐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지적했다. 김 법원장도 이에 “적극 동의한다. 법원장으로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공소 제기를 통해 재판부가 심리할 소송물 자체가 특정되기 때문에 (열람 신청 확대 및 증거 조사)를 넓히기 위해선 검찰의 움직임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 B 씨가 피해자 A 씨를 향해 한 보복성 발언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논란이 인다. A씨는 부산 구치소 재소자들에게 “저는 (형량을 1심에서) 12년이나 받았다. 여섯 대밖에 안 찼는데 발 한 대에 2년씩 해서 12년이나 받았다”, “공론화 안 됐으면 3년 정도 받을 사건인데 12년이나 받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에 그냥 죽여버릴 걸 그랬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과 모욕 혐의로 B 씨를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