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윤대통령 사우디·카타르 방문, 협력지평 확대 기대한다

연합뉴스 2023. 10. 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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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윤석열 대통령 사우디·카타르 국빈 방문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 계획을 밝혔다. 김건희 여사도 순방에 동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21일부터 4박 6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 형식으로 잇달아 방문한다. yoon2@yna.co.k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부터 4박 6일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두 나라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랍 이슬람권의 맹주인 사우디와 균형외교를 펴는 카타르는 중동지역 내에서 정치와 안보, 경제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1위의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와 3대 천연가스 보유국인 카타르는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세계 에너지 수급과 경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38%, 가스 수입의 21%를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만큼 두 나라와의 협력관계를 내실화하고 새로운 '윈·윈' 분야를 모색하는 것은 우리에게 핵심적 이해가 걸린 과제다.

무엇보다도 중동지역에서 우리의 최대 교역국인 사우디 국빈방문이 주목된다.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방한의 답방이라는 성격을 갖는다. 당시 미래지향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은 양국 정상은 일종의 핫라인 격인 전략파트너십 위원회를 만들어 실질 협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우리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 사이에 총 26건, 290억 달러에 달하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되기도 했다. 이번 순방에서는 추가적인 MOU와 계약체결이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등 재벌총수들이 포함된 경제사절단도 대거 동행한다. 내년 수교 50주년을 맞는 카타르는 우리에게 제2위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국가로서, 에너지와 건설을 중심으로 협력의 외연을 꾸준히 키워왔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랜드마크인 국립박물관과 루사일 고속도로 등 대형 국책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협력의 범위를 투자, 방산, 농업, 문화, 인적교류 등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동은 대한민국 고도성장과 산업화의 초석이었다. 안정적 에너지 공급의 원천이 됐을 뿐만 아니라 1970년대 1차 중동 붐 이후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것이 한국경제 도약의 밑거름이 됐다. 이제는 협력의 지평을 넓힐 시점에 와있다. 이번 순방대상국인 사우디와 카타르는 에너지와 건설을 넘어 수소, IT, 자동차, 조선, 재생에너지,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공격적인 산업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넥스트 오일' 시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것이다. 이번 순방은 양측이 한 차원 높인 파트너십을 보일 좋은 기회다. 첨단·제조 기술력과 산업 발전 경험을 보유한 우리나라는 중동 국가의 미래비전 달성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탄소 기반의 중동 1.0을 넘어 탈탄소를 기반으로 한 중동 2.0으로 새로운 협력 관계 설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서는 회복세에 접어든 중동의 인프라 협력 고도화도 추진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과거 도로와 항만 등 사회기반 시설 위주에서 벗어나 석유와 플랜트, 해수 담수화 설비, 원전으로 범위를 넓혀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번 순방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충돌이 격화하는 와중에 이뤄진다. 연이은 인도주의적 참사로 민간인 사상자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내 평화를 진작할 수 있는 정상 차원의 논의와 메시지가 오갈지 관심이다. 사우디는 크고 작은 역내 외 분쟁에서 중재력을 발휘해왔고 카타르 역시 다각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역내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전쟁의 후폭풍 속에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이들 국가와의 협력을 토대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중동정세 불안에도 원유와 가스의 안정적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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