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현장]양산 풍력발전단지 인근 농장 '피해 호소' 수년째 갈등
업체 “전문기관 통해 피해 사실이 입증돼야 보상”
(양산=뉴스1) 송보현 기자 = 경남 양산시 원동면에 소재한 풍력발전단지로 인해 인근 농장주가 피해를 호소하며 업체측과 수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민원인 농장주는 지금까지 총 14회에 걸쳐 농장 경영 피해와 안전대책 등을 요구했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업체측은 “전문기관을 통해 피해 사실이 입증돼야 보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양산시는 해당 사업을 법적으로 제재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양산시와 민원인·업체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원동면 내포리 인근 산자락에 세워진 풍력단지는 지난달 1일 준공허가가 나 현재 8기의 발전기가 가동 중이다. 한 기당 4700㎾급 용량으로 발전기 높이는 약 107.5m다. 이 가운데 농장과 발전기와의 거리는 4호기 347m, 5호기 172m, 6호기 291m, 7호기 328m 등이다.
풍력단지 인근서 부모의 대를 이어 39년째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이곳에 남은 마지막 민원인”이라며 “2020년 5월부터 지금까지 총 14회에 걸쳐 해당 풍력사업 조성에 따른 민원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농장은 1984년 표고버섯 재배에서 지난 2017년 헛개나무 등 특용작물로 작목을 변경했다.
A씨가 제기한 민원은 풍력단지와 자신의 농장 간 이격거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 발전기에 충돌한 조류사체가 농장 내 추락하는 점, 발전기 그림자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과 농장경영 피해, 소음 등의 대책 마련이다.
A씨와 현장 확인을 위해 지난 18일 오후 풍력발전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발전기가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농장에서 약 291m 떨어진 6호기에 가까이 다가서자 ‘슈~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길이 71m에 20톤의 무게에 달하는 회전날개(블레이드)가 움직였다. 멀리서 볼 땐 회전하는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였는데 막상 가까이서 확인하니 그 움직임에 위압감이 느껴졌다.
원기둥 모양의 지지 축(타워) 높이가 107.5m에 지지 축 아랫단의 가장 굵은 부분의 직경은 4.56m 수준이다. 지지 축 안에는 유지·보수를 위해 직원들이 오르내리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이날 A씨는 “민원을 제기한 농장 내 피해사항들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풍력발전기 날개 그림자깜박임 등을 조사한 결과, 하루 30분 이상 농장에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시청 담당 공무원과 A씨 등 관계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민원회의에서 시는 “현재 사업시행자는 경영상 부도위기에 처해 민원을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며 “진행 과정을 보면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시 관계자에게 “연말까지도 풍력사업에 대한 준공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1일 해당 사업의 준공이 허가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시 관계자는 “지난 6월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개발행위허가가 지난 6월에 나 최종 준공절차를 진행했다”며 “민원인의 답답한 심정은 알지만 구체적인 피해 데이터나 물증이 없다”고 말했다. 또 “민원서에 문제를 입장하기 위한 논문 등이 포함돼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사업을 멈출 근거가 희박하다”고 말했다.
업체 측은 뉴스1에 “민원인에게 공문 등 답변서를 통해 경남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조사 신청을 해달라고 했다”며 “외부 전문가들의 공정한 조사에서 ‘실제 이런 피해가 있으니 보상하라’는 결론이 나면 즉각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민원인은 아직까지 조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우리가 어떻게 조치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안전사고 등에 대해선 “구조물 전도나 블레이드(날개) 탈락 등으로 주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인원이 상주하는 등 사고 예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A씨는 “헛개수 나무 등은 최소 10년 이상 지나야 작물에 대한 정확한 수확량과 피해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관련사항을 질의했으나 ‘안전 문제는 조정위 대상이 아님’을 답변받아 답답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w3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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