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누구나 될 수 있는 상주…잘 준비하는 법
상조상품, 합리적 선택 도와…사전 컨설팅도
최근 부모상을 겪은 A씨. 그는 처음 치른 장례 절차가 상상 이상으로 복잡해 어려움을 겪었다. 유품 정리, 사망신고, 상속재산조회, 부동산 상속 등기 그리고 상속 신고까지 약 2개월이 소요됐다.
가장 복잡했던 것은 부동산 상속 등기였다. 단독 상속을 위해서는 다른 상속인들의 상속 포기 혹은 협의 분할이 선행돼야 하는 데다, 상속분할협의서 작성 시 인감증명서 외 준비서류가 까다로웠다.
이에 더해 부동산 상속 등기에 필요한 서류는 더 다양하고 발급처도 복잡해 등기를 마치기까지 수일이 소요됐다.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각종 세금을 납부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세무사, 법무사, 감정평가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일반 서민으로선 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장례는 현실…선택의 연속
우리는 언젠가 상주가 된다. 갑작스레 맞게 되는 장례는 말 그대로 수많은 변수와의 싸움이다. 더군다나 아무런 준비 없이 장례를 준비하게 된 유족은 슬픔을 추스르는 틈틈이 선택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장례비용은 용품에서부터 인력, 차량을 어떤 것으로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장례 후에는 복잡한 행정절차가 남아있어 마음을 추스를 겨를도 없이 고인을 떠나보내게 된다.
고인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은 날로부터 한 달 내 사망신고를 해야 하고 자동차 명의 이전 등록, 통신서비스 정지도 신청해야 한다.
사망신고는 인터넷으로 할 수 없고, 고인이나 유족의 주소지 행정복지센터 또는 구청을 방문해서만 가능하다. 구청을 방문하면 상속재산조회 신청까지 한 번에 할 수 있어 효율적이지만 특별히 귀띔해주지 않으면 알고 있기 어려운 내용이다.
덧붙여 상속재산조회제도를 통해 고인 소유의 부동산, 금융재산, 보험, 예금을 조회할 수 있지만 상조 상품의 가입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이때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는 '내상조 찾아줘'(www.mysangjo.or.kr)를 통해 상조 가입 내역을 확인해볼 수 있다.
상조상품, 합리적 선택 돕고 사전 컨설팅도
이런 면에서 상조상품은 좋은 준비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패키지 형식으로 상품을 구성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돕고, 사전 장례 상담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장례 예산을 예상하고 미리 계획할 수 있어 전체 장례비용의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장례 후 복잡한 행정절차에 대해서도 장례지도사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몇몇 절차는 기한을 놓치면 벌금이나 과태료를 물 위험이 있는데 이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가족뿐 아니라 나의 죽음도 존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될 수 있다. 만약 가족이나 나의 비문에 적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리 준비해두고 안치 방법을 생각해 두는 것도 좋다. 그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매장하여 선산에 안치되길 바란다면 좋은 관, 수의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화장을 진행한다면 고가의 관, 수의는 필요치 않다.
반면 수목장, 해양장을 할 계획이면 봉안함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또, 안치 후에 남은 가족들이 방문하기 쉬운지도 고려하여 장소를 정하는 것이 좋다.
만일 묘지를 생각 중이라면 관리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내가 후손이 없는 딩크족 혹은 비혼자라면 내가 떠난 후 부모님의 묘지는 어떻게 보존할지 또는 내 장례식은 어떻게 치러져야 할지 고민할 수 있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결국 예측되지 않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상조회사에 가입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겠지만 가족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장례식을 스스로 준비하며 사전에 설계해 놓는 것은 남은 이들을 위한 배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선불식 유리…선택은 소비자의 몫
상조 상품은 비용 지불 방법에 따라 크게 선불식과 후불식으로 나뉜다. 선불식 상조의 경우 미리 가입해 매달 선납입금을 내는 방식이며, 후불식 상조의 경우 상조서비스를 이용한 뒤 일시에 내는 형식이다.
할부거래법 시행 이후 소비자 권익 보호 방안이 마련됨에 따라 선불식 상조의 안전성이 많이 확보된 상황에서, 후불식 상조와의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사전에 받을 서비스 내용을 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또한 빠르게 오르는 물가수준을 고려한다면, 미리 충분한 정보를 받아 준비할 수 있는 선불식 상조가 제공하는 이점은 매우 뚜렷하다. 물론 상이 발생한 뒤 가입할 수 있는 후불식 상조회사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슬픔 속에서 급하게 선택의 갈림길에 설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상조업계 관계자는 "선불식이든 후불식이든 결국은 모두 이익을 추구하는 회사이며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라며 "각각의 이점을 비교해보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지, AS서비스가 가능한지, 제도권 안에서 운영되고 있는 업체인지 현명하게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양미영 (flounder@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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