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감독’이 롯데로 간다···김태형 감독, 3년 안에 ‘사직의 가을’ 만들까

김은진 기자 2023. 10. 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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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사령탑 시절의 김태형 롯데 신임 감독



‘두산 왕조’를 이끌었던 김태형 전 두산 감독(56)이 롯데 지휘봉을 잡는다.

롯데는 20일 김태형 감독을 새 사렵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 계약금과 연봉 모두 6억원씩 총액 2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는 지난 8월 래리 서튼 감독이 사퇴한 뒤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 말미를 치렀다. 올시즌 초반 1위까지 찍었던 돌풍이 후반기에 완전히 가라앉아 추락하면서 또 한 번 사령탑 교체 사태에 놓였고 결국 68승76패(승률 0.472)에 머물러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종료와 함께 롯데가 선임할 새 사령탑에 모든 관심이 집중돼왔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두산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던 김태형 감독이 1순위 후보로 지목됐다. 현재 소속 팀이 없는 전 감독 가운데서 가장 최근에 가장 화려한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김태형 감독은 2015년 두산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뒤 바로 첫해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2021년까지 KBO리그 사상 최장기간인 7년 연속 한국시리즈로 올려놨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두산에서 3차례 계약하면서 역대 사령탑 최고 대우인 3년 28억원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롯데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대 이후 13년 동안 무려 7명의 감독이 연속으로 중도 퇴진했다. 늘 성적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그 과정에서는 감독뿐 아니라 구단의 문제도 크게 작용했던 팀이 바로 롯데다. 경기 운영 능력과 지도력, 그리고 선수단을 장악하고 구단의 지나친 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평가 속에 김태형 감독이 적임자로 떠올랐다. 무성한 소문 속에서도 롯데는 “아직”이라며 일단 부정했지만 결국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소문이 나 있던 시점은 이미 롯데 구단이 김태형 감독에게 의사를 타진한 상황이었다. 구체적인 논의가 오간 것은 그 다음인 지난 18일이다. 이강훈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가 김태형 감독을 직접 처음으로 만났다. 롯데 구단 측이 공식적으로 김태형 감독을 처음으로 만난 자리다. 그리고 이틀 뒤인 20일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1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하게 된 김태형 감독은 “롯데의 감독이라는 자리가 가진 무게감을 잘 알고 있다. 오랜 기간 기다렸던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24일 오후 2시 롯데호텔 부산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25일 상동구장에서 마무리 훈련하는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질 예정이다.

이례적으로 롯데는 사령탑 선임을 발표하면서 “새 단장도 곧 선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성민규 단장을 경질한다는 의미다.

롯데는 2019년 9월 국내 지도자 경력이나 구단 프런트 경력이 전무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 성민규 단장에게 구단 운영을 맡기는 파격적인 인사를 실시했다. 롯데를 일으키기 위한 ‘프로세스’를 강조했으나 성민규 단장은 4년 동안 결국 롯데의 가을야구를 끌어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성민규 단장이 선임했던 허문회 전 감독은 불화 끝에 경질됐고, 래리 서튼 감독도 자진사퇴하면서 또 사령탑을 교체하게 된 롯데는 계약기간 1년 남은 성민규 단장과 계약을 해지하는 결단을 내렸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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