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월세 내달라" 요구에 집주인 폭행한 70대 임차인 집유

류연정 기자

밀린 월세를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임대인을 폭행한 임차인에게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방법원 제2형사단독 이원재 판사는 특수상해,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75)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에 2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B(71)씨 소유의 주택에 살고 있는 임차인 A씨는, 지난 4월 B씨가 밀린 월세를 달라고 요구하자 타일과 손으로 B씨의 머리를 수 차례 때리고 벽돌을 바닥에 집어 던진 혐의로 기소됐다.

며칠 뒤 B씨가 A씨에게 연체 차임 관련 내용증명을 보내자, A씨는 또다시 B씨를 찾아가 슬리퍼와 플라스틱 페트병 등으로 B씨를 폭행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정신질환과 치매 등으로 인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형의 감경을 요구했지만 이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사는 당시 A씨가 술이나 약물에 취한 상태가 아니었고 치매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점, 평소 쓰레기 버리는 것에 대한 잔소리로 인해 A씨와 B씨의 사이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당시 A씨가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판사는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가 입은 상해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이 고령의 노인인 점과 피해자를 위해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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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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