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승부수…'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과 31년 묵은 한 풀어낼까

권혁준 기자 2023. 10. 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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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승부수를 던졌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며 '31년 무관'의 한을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이미 많은 돈을 쓰며 '윈나우'로 돌입했고, 실제 시즌 초반 한때 선두에 나서는 등 전력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우승청부사' 김 감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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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 연속 PS 좌절…올해는 시즌 초반 선두 달리다 무너져
김태형 감독, 두산 시절 첫 해부터 7년 연속 KS행…우승 3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으로 선임된 김태형 감독.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롯데 자이언츠가 결국 승부수를 던졌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선임하며 '31년 무관'의 한을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롯데는 20일 제21대 사령탑으로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 총액 24억원(계약금 6억원·연봉 6억원)으로 최근 KT 위즈와 재계약한 이강철 감독과 같은 현역 사령탑 최고 대우다.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우승에 목 마른 팀이다. 1984, 1992년 등 두 차례 우승을 했는데 우승의 맛을 본 지 벌써 31년이 됐다. 그 기간 8개 구단에서 10개 구단이 되고, '제9구단' NC 다이노스, '제10구단' KT 위즈가 우승을 차지하는 모습도 지켜봐야했다.

현재 10구단 중 키움 히어로즈가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했지만, 키움의 창단은 2008년으로 이제 15년이 지났을 뿐이다. 더구나 키움은 사실상 '전신 구단'이라 할 수 있는 현대 유니콘스 시절 왕조를 구축했던 경험도 있다.

만년 꼴찌 한화 이글스도 1999년에 우승했고 2006년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롯데는 한화의 유일한 우승인 1999년이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이었고 21세기 이후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아본 적도 없다.

2000년대 후반 외국인감독 제리 로이스터를 영입하며 한때 돌풍을 일으킨 적도 있지만 이때도 '가을야구'를 경험한 것에만 만족해야했다.

로이스터 감독이 떠난 2010년 이후 양승호, 김시진, 이종운, 조원우, 양상문, 허문회를 거쳐 또 다른 외인 사령탑 래리 서튼까지 6명의 정식 감독이 거쳐갔지만 누구도 우승 갈증을 풀지 못했고, 임기를 채 마치지도 못한 채 불명예 퇴진하는 일이 반복됐다.

더욱이 롯데의 최근 성적은 급격한 하향세를 겪고 있다. 2017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 기간 성적은 7-10-7-8-8-7로 승률 5할을 넘긴 적도 없다.

특히 올해는 충격이 더 컸다. 시즌 전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 등 거액을 들여 FA 외부 영입을 했고, 5월 한때 단독선두에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였지만 최종 결과는 다시 7위였기 때문이다. 6월 이후의 급격한 추락은 또 다시 '봄데'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되새기게 했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뉴스1 DB ⓒ News1 김영훈 기자

이런 가운데 롯데가 승부수를 띄우며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 감독은 '야인' 감독 중 최대어로 꼽히는 인물이었다. 그는 2015년 두산 베어스에서 처음 감독이 된 이후 2021년까지 무려 7년 연속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중 2015, 2016, 2019년 등 세 차례 우승을 했다. 4차례의 준우승이 아쉽기도 하지만 두산의 전력이 꺾이는 와중에도 저력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롯데로선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그간 구단 성향과 잘 맞는 '친프런트' 성향의 감독을 선호해왔기 때문에,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입김이 셀 수밖에 없는 김 감독을 영입하는 것이 망설여졌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결국 결단을 내린 것은 그만큼 우승에 대한 갈증이 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이미 많은 돈을 쓰며 '윈나우'로 돌입했고, 실제 시즌 초반 한때 선두에 나서는 등 전력 자체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우승청부사' 김 감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다.

과연 롯데의 승부수는 성공으로 귀결될 수 있을까. 2023 가을야구가 이제 막 시작된 시점이지만, 벌써부터 2024시즌 프로야구 '판'이 달궈지고 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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