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직연금 수익률 경쟁 ‘사활’… 하나銀 DC형 9.48% 1위
하나, 원리금 비보장 DC형 9.48%로 가장 높아
3분기 4대 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123조원
“퇴직연금 시장 커지며 수익률 개선 중요”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권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정부가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하고 금융사 간 퇴직연금 상품 이전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면서 운용 수익률과 적립금이 고객 유치를 좌우할 핵심 역량이 됐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3분기 원리금 비보장 상품 중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에서 각각 9.48%, 8.37% 수익률을 보이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의 원리금 비보장 DC형 수익률의 경우 전체 퇴직연금 수익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신한은행은 3분기 원리금 보장 상품 중 확정급여(DB)형과 개인 IRP에서 각각 3.92%, 3.38%를 보이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3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역시 37조원대로 가장 큰 규모를 보유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원리금 보장 평균 수익률은 DB형 3.86%, DC형 3.56%, 개인형 IRP 3.32%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원리금 비보장 평균 수익률은 DB형 5.90%, DC형 8.53%, 개인 IRP 7.78%로 집계됐다. 3분기 수익률은 최근 1년간 은행의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을 의미한다.
퇴직연금은 DB형, DC형, 개인 IRP로 구분된다. DB형은 퇴직 전 3개월 평균 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해 결정되고 기업이 적립금을 관리하기에 근로자가 따로 운용에 관여할 수 없다. DC형은 기업 부담금이 확정돼 있어 매년 연금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근로자의 퇴직연금 계좌에 입금해 줘 근로자의 직접 운용이 가능하다. 개인 IRP는 근로자가 직접 계좌를 개설한 후 본인의 노후 준비를 위해 납부하고 운용하는 계좌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DB형의 경우 ▲신한 3.92% ▲하나 3.91% ▲우리 3.83% ▲국민 3.78% 순이었다. DC형의 경우 ▲하나 3.76% ▲국민 3.58% ▲신한 3.52% ▲우리 3.41% 순이었다. 개인 IRP의 경우 ▲신한 3.38% ▲하나 3.35% ▲국민 3.30% ▲우리 3.25% 순이었다.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은 DB형의 경우 ▲국민 6.72% ▲우리 6.42% ▲하나 5.89% ▲신한 4.59% 순이었다. DC형의 경우 ▲하나 9.48% ▲우리 8.48% ▲국민 8.11% ▲신한 8.08% 순이었다. 개인 IRP의 경우 ▲하나 8.37% ▲국민 7.91% ▲신한 7.57% ▲우리 7.30% 순이었다.
시중은행의 3분기 퇴직연금 수익률은 지난 2분기보다 개선됐다. 4대 은행의 2분기 원리금 보장 평균 수익률은 DB형 3.19%, DC형 3.07%, 개인 IRP 2.86%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원리금 비보장 평균 수익률은 DB형 4.69%, DC형 6.49%, 개인 IRP 6.00%로 집계됐다.
퇴직연금 원리금 보장 상품의 경우 우량한 금융기관이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이나 정부, 공공기관이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는 국채증권, 통화안정증권 및 정부보증 채권 등으로 운용된다. 최근 시장금리, 채권금리가 오르자 수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경우 지난 7월 디폴트옵션 시행으로 은행, 증권사, 보험사 간 퇴직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률이 좋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4대 은행의 3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합계는 123조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말 기준 은행의 적립금 운용금액을 의미한다. 적립금 총 규모로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37조226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 34조1031억원 ▲하나 30조1416억원 ▲우리 21조5493억원 순이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DB형의 경우 ▲신한 14조5634억원 ▲하나 13조3540억원 ▲국민 10조4288억원 ▲우리 9조1108억원 순이었다. DC형의 경우 ▲국민 11조7902억원 ▲신한 11조0423억원 ▲하나 8조880억원 ▲우리 5조8784억원 순이었다. 개인 IRP의 경우 ▲국민 11조8841억원 ▲신한 11조6205억원 ▲하나 8조6996억원 ▲우리 6조5601억원 순이었다.
한편 은행권 DC형과 개인 IRP 퇴직연금 규모가 늘어나며 3분기 은행권 디폴트옵션 퇴직연금 규모가 2분기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 중에서도 DC형과 개인 IRP를 대상으로,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회사와 근로자가 사전에 정한 방식으로 투자상품을 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 7월 도입된 이후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12일부터 본격 의무화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 시장은 커질 전망인 만큼 금융권 내 고객 잡기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특히 은행의 경우 비이자수익을 늘려야 하는데, 퇴직연금의 경우 수수료로 수익을 내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는 만큼 수익률과 적립금 규모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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