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자 미국채 보유액 14년만에 최저…“위안화 방어 영향?”

미국 달러화 /김창길기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이 지난 8월 미국채를 대량 매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미국채를 매도해 달러화 현금을 확보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의 ‘8월 외국인 증권 매매 동향’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의 8월 미국채 보유 규모는 8월 805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9년 5월(7764억달러)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지난 7월 8218억달러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달만에 164억달러가 감소했다.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채를 팔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사태로 시작한 부동산 위기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다.

TD증권의 전략가인 게나디 골드버그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의 외화보유액이 줄지 않아서 미국 자산 매각이 환율 방어에 사용됐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왜 중국의 채권 보유량이 줄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는 확실히 위안화를 안전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8월1일 4.0%대에서 출발했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1일 4.3%대까지 올랐다가 8월31일에는 다시 4.0%대로 떨어지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상승세를 보이며 19일(현지시간)에는 장중 5.0%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중국 투자자들의 미국채 보유는 감소했지만 전체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채 보유 규모는 7조7070억달러로 지난 7월 7조6550억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외국인들의 미국채 보유 규모는 2.8% 증가했다.

골드버그는 “시장의 걱정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결손금이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도 몇 달 안에 발을 뺄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