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톡방 문제 유출 덮은 사립학교…수차례 신고도 소용없었다

황대훈 기자 2023. 10. 20. 14: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12]

지난 9월에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도중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한국사 문제가 유출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학교 측이 문제를 은폐하려고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는데, 서울시교육청은 여러 차례 신고를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대훈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리포트]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지던 지난 9월 6일, 한 단톡방에 한국사 시험문제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시험감독에 들어간 교사가, 학교 설립자가 문제에 나왔다며 시험 도중 사진을 찍어 올린 겁니다.  


그러자 다른 교사가 "사진을 올리면 안된다"며 다급하게 지적합니다.


사진이 올라온 시각은 오후 2시 45분.


다른 학교들은 한국사 시험을 2시 50분부터 치르는데 이 학교는 점심시간을 고려해 시험시간을 앞당겼던 상황이었습니다. 


사실상 공식 시험 시간이 시작되기 전에 문제가 외부로 유출된 겁니다. 


이 단톡방에는 해당 학교 교직원만 있었던 게 아니라 학교를 떠난 외부인까지 모두 70여 명이 속해 있었습니다. 


시험 문제 유출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이지만, 해당 교사는 구두경고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게다가 학교장은 시험 당일 오후, 단톡방을 없애라고 지시하고, 상급기관인 서울시교육청에 바로 보고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인터뷰/전화녹취/변조) 서울 A 사립고 관계자

이게 문제가 될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운 거고 (보고를) 다 했습니다. 

바로 보고를 하셨어요? 바로는 안 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1주일간 은폐됐다가, 국민신문고에 제보가 들어오면서 교육당국에 전해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교육당국의 대처입니다. 


처음 제보를 받은 교육지원청은 단톡방 폐쇄를 지시한 교장의 은폐시도가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었다는 황당한 해석을 내놨습니다. 


서울시교육청도 사립학교 측이 구두경고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교육청이 배포한 학업성적관리지침은 시험문제를 유출한 교사에 대해서는 징계를 감경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문제 유출 교사에 대해 구두경고가 적절하다 판단했으며, 교장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문병모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사립위원장

"당연히 그거는 교사로서 하면 안 되는데 재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어쨌든 그런 사람이라면 재단에서 결코 징계하지 않거든요."


어렵게 세상에 알려진 사건이지만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는 사립학교의 폐쇄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마저 사라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


[정정보도] '단톡방 문제 유출 덮은 사립학교 수차례 신고도 소용없었다' 보도 관련

본 방송은 지난 10월 20일자 '단톡방 문제 유출 덮은 사립학교 수차례 신고도 소용없었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교사의 시험 문제 유출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이지만, 구두경고를 받는 데 그쳤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확인 결과, 해당 시험은 인천시교육청 주관의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이고, 기사에 언급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고등교육법 위반 행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적용되는 것으로 본 건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이를 바로 잡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