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역사’ 한국전력 배구단 사라지나... 자금난 자구책으로 매각 검토

한국전력 배구단 선수들이 지난 8월 구미 도드람컵 프로배구 컵대회에 출전한 모습. /한국전력 배구단

자금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이 배구단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45년 ‘남선전기 배구부’로 시작한 한국전력 배구단은 한국에서 가장 긴 78년 역사를 지닌 팀이다. 아직 매각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매각설이 나오면서 배구계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국전력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회 등에 제출한 업무 보고 자료에 따르면, 현 자금난을 해소할 자구책 중 하나로 배구단 매각을 포함했다. 김동철 한국전력 사장이 지난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산 매각을 다각화하고 복리후생을 조정하는 등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는데, 배구단 매각, 부동산 매각 등 구체적인 방안들을 업무 보고 자료에 넣었다는 것이다. 한국전력 배구단 1년 운영비는 80억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김철수 한국전력 배구단 단장은 “회사가 검토 중인 여러 방안 중 하나라는 것이지, 아직 논의된 건 없다”며 “시즌을 치르는 데 문제가 없고, 선수단에도 동요하지 말고 배구에 집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남녀 동반 ‘노 메달’ 수모에 그치며 배구계 분위기가 침체된 데 이어, 전통이 깊은 한국전력 배구단이 매각되기라도 한다면 한국 배구에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