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조짐 팬들이 먼저 알았다? 0-3인데 도루저지에 열광한 관중들, 그리고 진짜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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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열린 19일, 창원 NC파크 1루쪽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가득 찼다.
민트색 응원 수건을 손에 든 NC 팬들이 NC파크 개장 후 5년 만에 처음 열린 가을 야구를 즐기기 위해 관중석을 하나둘씩 채웠다.
이런 배경을 안고 시작한 'NC파크에서의 첫 가을 야구'는 팬들의 기대와 반대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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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이 열린 19일, 창원 NC파크 1루쪽 관중석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가득 찼다. 민트색 응원 수건을 손에 든 NC 팬들이 NC파크 개장 후 5년 만에 처음 열린 가을 야구를 즐기기 위해 관중석을 하나둘씩 채웠다.
NC 다이노스는 2014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시작으로 꾸준히 가을 야구에 나서는 강팀이 됐고, 2020년에는 창단 첫 우승까지 이뤘다. 그렇지만 NC 가을의 역사는 대부분 NC파크가 아닌 구 마산야구장에서 쓰였다. NC파크 개장 후 통합 우승을 달성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시리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많은 NC 팬들은 중계방송으로 우승의 환희를 대리 체험해야 했다.
이런 배경을 안고 시작한 'NC파크에서의 첫 가을 야구'는 팬들의 기대와 반대로 흘러갔다. 1차전 선발 태너 털리는 1회부터 실점했다. 2회에도, 3회에도 실점했다. NC 타자들은 두산 선발 곽빈에 눌려 출루조차 버거워했다. 원정 팬들의 수가 홈 팬들보다 결코 많지 않았는데 응원 열기까지 두산이 더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러나 잠시 숨죽이고 있었을 뿐, NC 팬들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점수는 분명 0-3인데 마치 역전이라도 한 것처럼 열광한 순간이 있었다. 4회초 포수 김형준이 '도루왕' 두산 정수빈의 2루 도루를 막아낸 순간 NC 팬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4회는 NC가 처음으로 실점하지 않은 수비 이닝이었다. NC 팬들은 곧 있을 역전 드라마를 예상이라도 한 듯, 뜨거운 함성으로 수비를 마친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 도루 저지로 NC의 승리 확률(WP)은 19.7%에서 21.1%로 올랐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팬들의 기대감까지 더해 그라운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어진 4회말 공격에서 NC는 경기를 뒤집었다. 과정이 극적이었다. 2사 후에만 7타자가 연속으로 출루했다. 좀비가 따로 없었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삼진으로 물러나고, 다음 타자 박건우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제이슨 마틴이 유격수 뜬공으로 잡히면서 2아웃. 다시 곽빈에게 밀리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권희동의 빗맞은 타구가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가 되는 행운이 찾아오더니, 김주원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베이스가 꽉 찼다.
정규시즌 114경기 5홈런을 기록한 '교타자' 서호철이 한 방을 날렸다. 서호철은 곽빈의 직구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훌쩍 넘는 역전 그랜드슬램을 터트렸다. 이어 김형준이 볼카운트 0-2 불리한 상황에서 3구 슬라이더를 공략해 같은 방향으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NC는 5-3으로 점수를 뒤집었다.
5-5 동점을 허용한 적도 있지만 결국 NC는 불펜 싸움에서, 또 화력 싸움에서 두산을 압도하며 14-9 완승을 거뒀다. 서호철과 김형준은 경기 후반에도 타점을 추가하면서 무려 10타점을 합작했다.
홈런 두 방에 앞서 도루저지로 팬들의 마음에 불을 붙인 김형준은 정작 자신의 수비가 관중석 분위기를 바꿨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었다. 김형준은 "그 플레이로 분위기를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고 한다면 기분 좋은 평가다. 그런데 솔직히 그 도루저지 하나에 큰 의미를 하지는 않았다"면서 "팬들이 그렇게 좋아하신 줄도 몰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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