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양 재건축 늦어지나…수주전 참여 건설사들 '당황'

김평화 기자 2023. 10. 20.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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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치열히 펼쳐지던 시공사들의 수주전이 일단 소강상태에 놓였다.

이달 말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다.

서울시는 최근 영등포구청에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과정중 '정비계획 위반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운영위와 KB부동산신탁은 서울시의 '불편한 심기'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는 시공사 선정 등 정비사업 추진을 서둘러봐야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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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단지에 마련된 시공사(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홍보관/사진=독자제공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치열히 펼쳐지던 시공사들의 수주전이 일단 소강상태에 놓였다. 이달 말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운영위원회(운영위)와 신탁을 맡은 KB부동산신탁은 지난 19일 회의를 열고 오는 29일 예정이던 총회를 취소키로 했다. 이에따라 20일 예정이던 부재자 투표도 전면 취소됐다.

서울시의 지시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최근 영등포구청에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과정중 '정비계획 위반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정비사업 진행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사업 시행자로 선정된 이후 확정단계를 거치지 않고, 신속통합기획안을 토대로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정비계획은 신통기획안을 토대로 구체적 계획을 세운 다음 서울시의 심을 통과해야 확정안이 나오는 게 원칙이다. 시행사가 이를 건너뛰고 시공사 선정을 곧바로 추진한게 문제였다.

또 시행사는 한양아파트 단지 내 한양상가(롯데마트)이 정비구역에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이 구역을 정비구역으로 포함시켰다. 신통기획안에는 해당 상가가 정비구역에 포함돼있지만, 신통기획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KB부동산신탁은 상가 일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전제한 형태로 입찰 지침을 냈다. 서울시는 아직 소유주 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이 불가능한 구역까지 KB부동산신탁이 정비구역 면적에 포함시킨 것으로 봤다.

운영위와 KB부동산신탁은 서울시의 '불편한 심기'를 먼저 해결하지 않고는 시공사 선정 등 정비사업 추진을 서둘러봐야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관할청의 권고를 배척하는 경우 향후 시공자 선정 결의가 무효가 될 수 있고, 고발·수사의뢰 등 후속조치로 소송이 진행되면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 자명하다"며 "정비계획 변경고시 등 인허가 절차에 영향을 미쳐 사업지연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는 바, 서울시 권고를 받아들여 시공자 선정을 위한 전체회의를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최근 강남구 압구정3구역에 지구단위계획상 기준을 지키지 않은 건축사무소를 재공모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린 사례도 참고가 됐다. 운영위와 KB부동산신탁은 "인허가 관청과의 대립시 사업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에 서울시 권고사항을 수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행 측은 서울시가 지적한 사항에 대한 해결방안을 신속히 만든다는 방침이다.

'여의도 재건축 1호'라는 상징성을 갖춘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해 파격제안을 걸고 단지 내 홍보관까지 설치하며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던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상황도 난처해졌다. 경쟁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시공사 선정 자체가 '시계제로' 상태에 놓이면서다.

제안서를 만들고 홍보관을 짓는 등 몇 달간 수주를 위한 공을 들였는데 지금은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단 시공사 선정총회 취소가 확정되면서 시공사 선정 절차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공사들은 아직 홍보관을 철거하지 않고 운영중인데, 비용이 계속 들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 절차 재개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며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시행사에 귀책사유를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조건은 갖추게 됐다"며 "다만 시공사들 입장에선 어찌됐건 수주에 성공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볼텐데, 운영위와 KB부동산신탁이 서울시가 요구한 '숙제'를 얼마나 빠르게 해결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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