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얼굴, 곧 죽은 목숨" 이스라엘군, 하마스 수장에 위협 수위 높여
"수뇌부 제거하더라도 하마스 붕괴는 어려워"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야히아 신와르는 죽은 목숨"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발언이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유력 정치인인 야히아 신와르(61)와 군 지도자 모하메드 데이프(58)가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꼽힌다.
19일(현지시간) 니르 바라카트 이스라엘 경제장관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군용 무기가 도착하는 시점에 맞춰 공세를 시작할 수 있는 허가(green light)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정부는 결정을 내렸고, 군대에 이들을 전멸시키라는 승인을 내렸으며, 이제는 군대의 손에 넘어갔다"고 덧붙였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군인들에게 임박한 침공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기바티 여단 소속 군인들에게 "곧 가자지구를 내부에서 보게 될 것"이라며 "명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은 '하마스 절멸'을 내세우며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고 있다. 우선적인 표적은 신와르와 데이프 등 하마스 수뇌부다.
IDF 대변인 리처드 헤흐트 중령은 신와르와 데이프, 그리고 하마스 정치국의 살레 알 아루리를 이스라엘 최고 수배자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신와르를 "악의 얼굴"이라고 부르며 "그는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라고 표현했다.
데드맨 워킹이란 사형수가 형장으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말로, 머지않아 죽을 운명인 사람을 일컫는다.
1962년생인 신와르는 가자지구 내 칸유니스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가자 이슬람 대학교에서 아랍어학을 전공하던 그는 대학 시절 처음 체포됐으며, 이스라엘 감옥에서 팔레스타인 활동가들과 친분을 쌓았다.
신와르는 1980년대 중반에 하마스 보안 부문 수장이 됐고, 그곳에서 이스라엘과 협력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팔레스타인인들을 추적하고 처벌하는 일을 담당했다.
그는 이때 '칸유니스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훗날 알 카삼 여단이 되는 부대의 지도자 자리까지 올랐다.
1988년 이스라엘군 2명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이스라엘에 투옥됐다가 2011년 포로 교환의 일환으로 석방됐다. 이후 하마스 정치국 일원으로 자리 잡았고, 2015년 미 국무부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지정됐다.
하마스 무장조직인 에제딘 알 카삼 여단을 이끄는 데이프도 유력 타깃이다. 데이프는 이스라엘의 중요 지명 수배자 명단의 가장 상단에 올라와 있는 인물로, 이스라엘군이 최소 7차례의 암살 시도를 했지만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프는 1965년 가자지구에 있는 칸유니스 캠프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1948년 1차 중동전쟁 뒤에 설치됐다. 그는 1980년대 말에 하마스에 가입했고, 이후 이스라엘 군인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테러 활동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2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당시 살라 셰하데가 사망하자 지도자에 올랐다.
데이프는 20여년간 은둔생활을 해왔고, 여러 차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뒤 다쳐 장애를 입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쪽 눈을 볼 수 없고, 팔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다리를 크게 다쳐 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신와르, 데이프와 함께 수배 명단에 오른 알 아루리는 하마스의 부지도자로 군부 작전을 총괄하고 있다. 하마스의 튀르키예 본부를 이끄는 동안 수많은 테러 공격을 주도했다. 현재 알 아루리는 레바논에 거주하며 헤즈볼라와 협력해 테러 행위를 계속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와르와 데이프를 제거하는 것이 하마스를 크게 약화시킬 수는 있지만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영국 왕립 연합군 연구소의 국제 안보 전문가 H.A 헬리어는 AFP통신에 "신와르와 데이프는 분명 고위 지도자로, 그들의 손실은 하마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하마스는 그들의 손실에 대한 만일의 사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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