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뉴스K] ‘우대에 우대’ 기준금리 동결인데 시중은행은 왜?
[앵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중금리는 오름세입니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4%대로 올라섰고 9% 상품까지 등장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지, 친절한뉴스에서 짚어봤습니다. 오승목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였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결정했습니다.
올해 1월 올리고, 이후 여섯 차례 연속 동결입니다.
이렇게 기준 금리는 동결했는데, 동네 은행 가시면 이자 많이 쳐준다는 예금이나 적금 상품, 눈에 들어오는데요.
은행들이 내놓는 예·적금 금리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가서 본 은행에선 연 9%까지 준다는 적금 상품도 있었습니다.
한 은행에서 내건 적금 상품, 연 9%인 금리가 눈길을 끕니다.
가입 기간에, 결혼하면 우대 금리를 5%p나 얹어준다는 조건입니다.
벌써 예정 물량의 절반이 팔렸습니다.
다른 은행들도 전기를 아끼면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최대 연 7% 적금 상품을 내걸었습니다.
이런 행사성 상품 말고도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는 요즈음 상승 추세입니다.
이번 달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연 이자가 4%를 넘습니다.
시중은행이 이 정도면, 저축은행이나 새마을금고와 같은 제2금융권은 더 높겠죠.
최고 금리 10%대도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자를 많이 주는 걸까요.
시기적인 문제인데요.
지금이, 금융사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1년 전 이맘때,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가 있었죠.
이 탓에 단기자금 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었습니다.
채권을 찍어서 돈 빌리기도 어렵고, 이때 돈 줄이 막힌 은행들은 금리가 높은 예금과 적금 상품으로 자금을 끌어 모았습니다.
1년짜리 상품들이 많죠.
이때 조달한 규모가 116조 원인데, 그 만기가 이번 달부터 돌아옵니다.
은행들은 돈이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다시 경쟁적으로 더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제시하는 거죠.
[서성권/서울 영등포구 :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금리가 더 높은 곳으로 찾아다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저축할 여윳돈이 있다면 기회지만, 돈을 빌리는 입장은 다릅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예·적금 금리를 반영하기 때문인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벌써 7% 수준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은행들에게, 예·적금 경쟁보다, 채권을 발행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도 폐지했는데요.
하지만 쉽지 않죠.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죠.
일본 등 다른 주요국 국채 금리도 급등했습니다.
때문에 은행들이 은행 채권 발행할 때, 이자율을 높게 제시해야만 자금이 들어오겠죠.
부담이 커진 은행 입장에선 결국,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으로 자금을 붙들어놓으려는 것이죠.
이렇게 지난해처럼 은행들이 또 예·적금 금리 경쟁을 과도하게 벌이면, 금융사 전반적으로 건전성에 타격을 입고, 금융시장은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자금 이동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시장에선 100조 원이 넘는 자금의 이동이 마무리되는 연말까지는,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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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목 기자 (os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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