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트‧하든‧서브룩, 올시즌 누가 웃을까?

김종수 2023. 10. 20.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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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에서 알아주는 스타 플레이어 케빈 듀란트(34‧208cm), 제임스 하든(34‧196cm), 러셀 웨스트브룩(35‧191cm), 셋은 한때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함께 있었다. 팀내 입지, 플레이 궁합 등에서 언제까지 함께 할 수 있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트레이드나 FA 등이 아닌 순수한 드래프트를 통해 이정도 라인업이 갖추진 것은 역대를 통틀어서도 드물 것이다.


셋 모두 한때 리그를 대표하던 에이스급 플레이어였으며 이를 입증하듯 정규시즌 MVP까지 수상한 바 있다. ’셋이 전성기를 함께 보냈으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아쉽게도 셋은 지금까지도 방랑자 이미지가 짙다. 웨스트브룩은 평균 트리플 더블을 비롯 역대 트리플더블 1위에 올라있는 다재다능함의 대명사같은 선수다.


하지만 셋 중에서 가장 빨리 전성기가 꺾였다. 본인 중심으로 세팅이 된 팀에서는 득점, 패싱게임, 리바운드 등 여기저기 관여하며 분위기를 잡아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계륵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팀을 높은 위치로 이끈다면 얼마든지 밀어줄 수 있겠지만 그 정도까지 보여준 적은 많지않다. 함께하는 조각으로서의 효율성이 낮다는 혹평 속에서 잊혀진 이름이 되어가고 있다.


물론 예전같이 에이스 역할이 어렵다뿐이지 여전히 잘만 쓰면 날카로운 검인 것은 맞다. 지난 시즌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후 LA 클리퍼스에 합류했던 그는 속공에서 힘을 보태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빠르게 치고나가 림어택을 노리는 플레이에 능한 만큼 속도에서 약점을 지적받고 있는 클리퍼스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역할이 기대된다.


현재 팀의 원투펀치는 카와이 레너드(32‧201cm)와 폴 조지(33‧203cm)다. 공수겸장으로 명성이 높은 둘이지만 건강에서 아쉬움을 지적받고 있다. 적절한 출장 관리가 필요한 선수들인지라 둘이 코트에 없거나 한명만 있을때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도 예상된다. 더불어 적지않은 나이에도 만만치 않은 에너지 레벨을 보여주는지라 활동량을 앞세운 수비에서의 공헌도 역시 기대해볼만 하다.


듀란트와 하든은 강팀을 찾아다니며 커리어를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다. 듀란트는 첫 이적시 이미 달콤한 맛을 본 바 있다. 한창 잘나가던 왕조 시절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합류해서 2회 우승, 파이널 MVP 2회를 추가했다. 이때가 없었으면 그의 커리어는 하든, 웨스트브룩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워리어스 시절은 듀란트에게 영광과 아쉬움을 같이 안겨주었다. 든든하게 커리어를 쌓았지만 워낙 강팀에서 뛴지라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된 부분도 많다. 본인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는지라 이후 다른 팀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말 그대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브루클린 네츠에서 제임스 하든, 카이리 어빙과 슈퍼팀을 이루었고 현재는 역시 피닉스 선즈에서 슈퍼팀의 일원으로 활약 중이다.


아직까지 별다른 결과물은 없다. 브루클린 시절에는 멤버는 우승 후보로 손색이 없었지만 부상과 트러블 등이 겹치며 제대로 빅3가 가동된 적이 없었다. 그로인해 듀란트의 부족한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피닉스같은 경우 올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된다. 듀란트에 더해 아제는 피닉스의 간판스타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득점머신 중 한명으로 이름을 굳히고 있는 데빈 부커(27‧196cm)의 폼이 절정에 달해있다.


거기에 지난 6월 19일 워싱턴 위저즈에 폴과 랜드리 샤멧, 2라운드 픽 다수를 넘기고 브래들리 빌(30‧193cm)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어지간한 중하위권 팀에서는 에이스로 뛸 수 있는 빌을 3옵션으로 쓰게 됐다. 지난 시즌 듀란트와 부커의 쌍포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자랑했다. 

 


함께 터지면 그야말로 언터처블이거니와 둘중 하나만 터져도 경기를 승리로 가져올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둘에 대한 의존도가 워낙 큰지라 동반부진할 경우 힘없이 주저앉는 경우도 생겨났다. 그런 상황에서 빌의 가세는 든든한 득점원의 추가와 더불어 듀란트, 부커의 위력을 더욱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는 분석이다.


NBA 무대서 250경기 이상 소화한 현역 선수중 듀란트(2위), 부커(11위), 빌(17위)은 모두 평균 득점 톱20 안에 들어간다. 셋의 평균 득점을 합하면 무려 73.6득점에 달한다. 모두 긴 슛 거리까지 가지고 있어 플레이가 빡빡해질 공산도 낮다. 외려 상대가 더블팀 전략을 쓰기 힘들다는 점에서 악몽의 트리오가 될 수도 있다. 피닉스는 한술 더 떠 패싱게임과 포스트 장악력에 장점이 있는 백인 센터 유서프 너키치(29‧211cm)를 영입하며 트리플포와 어울리는 조합을 완성했다.


하든은 최근 상황이 좋지 않다. 연이어 슈퍼팀에 가세하면서 마지막 불꽃을 노리고 있지만 옮기는 팀마다 불협화음을 겪으며 본인은 물론 팀도, 가진 힘을 제대로 쏟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하든의 소속팀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조엘 엠비드(29 213cm)가 버티고 있다.


올스타급 가드와 센터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만한 ’원투펀치‘같지만 이름 값에 비해 시너지효과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둘다 본인이 공을 잡고 플레이하는 것을 즐기는 온볼러 유형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하든과 팀과의 갈등이다. 전 소속팀 브루클린과도 안 좋게 헤어졌던 하든은 필라델피아에서도 팀워크를 깨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있다.


하든과 팀은 비 시즌간 좋지 못한 관계를 이어갔다. 하든은 자신이 희생한 만큼 팀이 대우를 해주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연봉은 물론 플레이적인 부분에서도 한발 양보했지만 그것에 대한 보답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필라델피아에서 장점인 득점보다는 패싱게임에 주력하며 엠비드를 살려주려 노력했다.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10.7개)가 이를 입증한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하든이 예상보다 엠비드와 호흡을 잘 맞줬고 올 시즌에는 더 위력적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하든은 단장이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더 이상 팀과 함께 할 생각이 없음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단장을 비난하는 등 수위가 강력한지라 사실상 이어붙이기 힘들 정도로 금이 가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이정도면 서로를 위해서라도 헤어지는게 낫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하든은 진작부터 공개 트레이드를 요구한 것을 비롯 자신이 가고 싶은 팀까지 찍어서 요구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팀은 자선사업 단체가 아니다. 하든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했던지라 자신들도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고 넘길 수밖에 없다.


하든이 다른 팀으로 갈 경우 전력상 치명적인 구멍이 생기기 때문이다. 간판스타 엠비드 또한 전력 약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타팀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하다. 탐나는 매물이기는 하지만 큰 출혈을 감수할 정도는 아니다는 판단에서다. 기량도 전성기에서 내려온 것을 비롯 팀과의 융화적인 부분에서도 물음표가 붙었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하든과 필라델피아는 현재까지 불안한 동거를 지속 중이다.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하든이 한발 양보하며 일단 경기를 뛰면서 트레이드를 알아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하든은 팀 공식훈련에 무단불참하며 팀 분위기를 최악으로 내몰고 있다. 어수선해진 분위기상 하든에게나 필라델피아에게나 쉽지 않은 시즌이 예상된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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