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모티브 김종배 대표, “공유형 배터리로 공간에 이동을 연결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는 친환경 동력을 활용하는 1~2인용 소형 이동수단을 의미한다. 초기 전동 휠,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전기 스쿠터(오토바이) 등 바퀴가 1개나 2개인 작은 크기의 이동수단으로 주목 받았지만, 최근에는 바퀴가 4개인 초소형전기차, 다목적 전기차(PBV) 등 용도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형태로 발전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복잡한 교통 상황을 피해 좁은 골목을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기존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걷기에 애매한 거리를 연결하는데 유용하다. 자동차를 타기에는 가깝고, 걷기에는 먼 거리를 이동하는데 최적이다. 이 같은 장점을 바탕으로 많은 인구가 한정된 공간에 밀집하는 대도시화,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발생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 주목받는다. 또한, 전기를 충전한 배터리를 주 동력 자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내연엔진 이동수단과 달리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 수단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리고 최근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교체형 배터리다. 기존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대부분 배터리를 차체에 내장했다. 때문에 배터리에 충전한 전기가 떨어지면, 가까운 충전소를 찾아가 충전해야만 했다. 이렇게 보내야 하는 충전 시간은 마이크로 모빌리티 사용자에게 골치였다. 또한, 급증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따라가지 못하는 충전 인프라 부족은 매번 지적되는 문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제조사마다 조금씩 다른 충전 규격도 신경써야 한다.
이노모티브는 이러한 불편을 교체형 배터리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김종배 이노모티브 대표는 “우리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공유화를 위한 스마트 배터리 플랫폼을 개발했다”라고 말한다. 다양한 형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지원하는 단일화한 규격의 공유형 배터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공유형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IT동아가 지난 2023년 10월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AIoT Week Korea’에서 교환형 배터리 충전소와 공유형 배터리, 다목적전기차와 전기 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전시한 김종배 이노모티브 김종배 대표(이하 김 대표)를 만났다. 그는 “공유형 배터리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연결하면, 공간의 이동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공간에 필요한 이동을 제공합니다
IT동아: AIoT(AI+사물인터넷) 전시회에서 전기로 움직이는 스쿠터와 다목적 전기차를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특히, 배터리 충전 스테이션이 눈에 띄는데… 혹시 배터리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선보인 것인가.
김 대표: 맞다. 전기 스쿠터, 다목적 전기차,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는 저속 운반차 등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공유형 배터리, 공유형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스테이션이다. 충전한 배터리를 어떤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이다.
IT동아: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한 배터리를 교환하며 사용할 수 있는, 여러 형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인 셈이다.
김 대표: 하하. 정확하다. 가끔 주변에서 우리를 다목적 전기차 제조사, 전기 스쿠터 제조사, 공유형 배터리와 충전 스테이션 제조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노모티브는 그저 제품만 생산하는 제조사가 아니다. 플랫폼 기업이다. 배터리를 충전하는 전력을 관리하고, 배터리가 어떤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꽂혀 있는지 추적해 관리하며, 배터리의 위치를 파악해 정보를 분석해 이동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게… 참 설명하기 어렵다(웃음).
공유형 배터리와 충전 스테이션을 통해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사용자를 연결, 편리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필요로 하는 공간에 이동을 제공한다’, 이렇게 설명하고 싶다.
IT동아: 공간에 이동을 제공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김 대표: 자동차, 오토바이는 뭘까. 이동수단이다. 걷거나 뛰는 것보다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교통 수단이다. 그리고 짐도 옮긴다. 대형마트에 가서, 구매한 짐을 편리하게 집으로 옮기기 위해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이용하지 않나.
(고개를 끄덕이는 기자에게)
이렇게 이동수단을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공장, 농장, 리조트, 항만, 공항 등 외부와 단절된 공간은 폐쇄형 공간으로, 아파트, 관광단지, 농촌, 어촌, 신도시 등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은 공유형 공간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폐쇄형과 공유형 공간은 필요로 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공장을 예로 들어보자. 넓은 공장 부지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이동하기 위한 교통 수단으로서의 기능과 무거운 짐을 옮기기 위한 기능도 필요하지 않을까? 아파트 단지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어떨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교통 수단이다. 때문에 사용자가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한 시간, 이동한 거리만큼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IT동아: 이노모티브의 플랫폼을 필요로 하는 공간 즉, 고객사에 맞춰서 마이크로 모빌리티와 서비스를 다르게 제공해야 한다는 뜻인가.
김 대표: 맞다. 용도와 상황에 맞춰 마이크로 모빌리티 형태도 달라야 한다. 좁은 골목이 많은 공간은 초소형자동차 보다 오토바이 형태가 좋을 것이고, 무거운 짐을 주로 옮기는 공간은 지게차 역할을 할 수 있는 저속 운반차 형태가 좋을 것이다. 넓은 리조트나 골프장을 이동하기 위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카트 형태가 적합하지 않을까? 즉, 공간에 따라 원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형태는 천차만별이다.
동일한 규격의 공유형 배터리와 마이크로 모빌리티
IT동아: 이해했다. 여러 형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동일한 규격의 배터리로 제공하고, 배터리를 빠르게 충전해 교체할 수 있는 충전 스테이션을 제공해 ‘충전’이라는 불편함을 해결한 셈이다.
김 대표: 그래서 우리는 배터리에 집중했다. 동일한 규격의 배터리와 이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스테이션, 그리고 배터리를 관리할 수 있는 커넥티드 기술과 BMS 솔루션에 많이 신경썼다. 우리 배터리에는 GPS 센서뿐만 아니라 배터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어떤 마이크로 모빌리티라도 우리 배터리만 탑재하면 하나로 연결해 관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공간에 따라 필요로 하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형태는 다양하지 않나.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다른 제조사와도 협력할 수도 있다. 전기 스쿠터 제조사, 전기 다목적 전기차 제조사는 국내외에 수많은 기업이 있다. 하지만, 제각각 배터리 규격은 조금씩 다르고, 충전하기 위한 방식도 상이하다. A사의 다목적 전기차와 B사의 전기 스쿠터를 이용할 때 각각 다른 충전소를 설치해야 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배터리에서 생각을 시작했다. 배터리에 통신 기능을 넣었고,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모듈을 넣었다. 이를 바탕으로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노모티브 플랫폼의 기본은 10kW급의 소형 ESS(에너지 저장 장치)와 충전 스테이션, 공유형 배터리,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다목적 전기차, 저속 운반차,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 등)로 구성되어 있다. 즉,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필요로 하는 공간에 우리 플랫폼을 연결하기만 하면 된다.
IT동아: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보일 것 같은데.
김 대표: 지난 8월, 베트남에 있는 푸동 오리지널 컴퍼니와 160만 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베트남 호치민에서 개최한 자동차 부품 전시회에 참가해 광주그린카진흥원의 '수요기반 협력사 밸류체인 고도화 및 자립화 패키지 지원 사업' 일환으로 현지 사업자와 기본 협약을 맺은 이후 체결한 본 계약이었다.
이를 통해 다낭을 중심으로 객실 수 65만 개를 가진 3만여 베트남 현지 리조트에 단일화된 배터리 팩을 이용해 현지 관광택시, 전기 스쿠터, 화물 이동용 저속 운반차 등을 지원한다. 오는 11월 말까지 최종 시범 사업 지역 3곳을 선정하고, 1곳당 약 53만 4000달러를 투입해 태양광 발전과 연계한 배터리 교환 충전소와 시범용 차량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오는 2024년 2월까지 시범 사업을 진행하며 확보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현지에 맞도록 플랫폼을 개선할 계획이다.
전라남도 나주시가 진행하는 ‘에너지 프로슈머 시범 사업’에도 참여한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프로슈머를 체험하며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준비 중이다.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 마을에 풍력발전기, 태양광패널 등을 설치해 전력을 생산하고, 마을에서 소비하고 남는 전기를 이용해 다목적 운반차, 전기 스쿠터, 저속 운반차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노모티브는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바탕으로 동일한 규격의 공유형 배터리를 충전 스테이션에서 충전해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연결하고, 관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친환경 이동수단을 (필요로 하는) 공간에 제공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우리 이노모티브가 만들고자 하는 친환경 마이크로 모빌리티 배터리 플랫폼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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