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판14 글로벌, 액티브 유저 빠지는 3가지 이유
스퀘어에닉스 '파이널판타지14' 글로벌 서버 액티브 유저 수가 패치를 거듭할수록 하락세다.
서버에 사람이 너무 많아 기존 유저들의 원활한 접속을 위해 패키지 판매 중단까지 선언했던 '효월의 종언'이 가파른 속도로 힘을 잃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없었을 것이다.
유저 통계는 공식 자료는 아니다. 캐릭터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로드스톤의 API를 기반으로 업적, 레벨 변화 등이 관측된 액티브 유저를 집계한 정보다. 전체 유저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10년간 쌓여온 데이터와 비교하여 유저 변동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효월의 종언 이후 액티브 유저가 꾸준히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전 확장팩은 패치마다 늘었다, 줄었다를 반복한다. 하지만 효월의 종언의 경우 메이저 패치를 거듭할수록 꾸준히 지표가 감소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6.4 버전 이후 액티브 유저가 3년 전 '칠흑의 반역자' 출시 당시보다 액티브 유저가 감소했다. 다양한 콘텐츠가 출시되는 짝수 패치다. 메인 스토리, 하물며 전투 콘텐츠 해금만 해도 업적 하나는 완료되기 마련인데, 이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매 패치마다 피크 타임 기준 30명은 접속하던 기자의 부대원들도 6.5 패치를 기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제는 4~5명 정도만 가끔 접속하는 정도다. 대부분 차기 확장팩 업데이트 전까지 잠정 휴식을 선언한 상태다.
효월의 종언 업데이트 이후 문제가 하나 둘씩 쌓이며 발생한 결과다. 특히, 전투 콘텐츠를 좋아하는 유저들은 "홀대 받는 느낌이 든다"라고 말할 정도로 좋지 못했다. 파이널판타지14 유명 스트리며 '제노'와 '아서스'도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인플루언서와 유저들이 말하는 파이널판타지14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10년 넘게 끌고 온 대단원이 막이 내리며 차기 스토리가 더 이상 기대가 안 된다는 점, 직업 단순화를 비롯해 레이드 기믹이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는 점, 콘텐츠 동기부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 세계를 구한 주인공, 기대감 없는 메인 스토리
10년간 이어 온 파이널판타지14 스토리의 대단원이 효월의 종원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메인 주제였던 '별의 생명'과 '빛의 전사'의 이야기는 마무리됐다. 신생 로그인 화면부터 뿌려온 떡밥은 모두 회수됐고, 주인공은 우주 끝까지 건너가 세계의 종말을 상대로 승리했다.
서비스 초기부터 게임을 해왔던 유저 입장에서는 효월의 종언 스토리는 일종의 치트키였다. 괜히 효월의 종원을 '신생부터 게임을 즐겨온 유저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10년간 봐왔던 복선이 하나둘씩 풀리며 느낀 희열은 최고조였다.
도파민이 최대치에 달했던 만큼 후유증도 컸다. 효월의 종언 출시 당시 여러 매체 리뷰에서도 나왔던 사항이다. 스토리가 완전히 끝났다는 인상이 너무 강했다. 차기 확장팩 '황금의 유산'이 2부의 시작이지만 끝이 너무 강렬했던 만큼 기대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주류다.
앞으로 등장할 빌런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이미 우주 끝까지 건너가 '종말'이라는 존재와 싸운 주인공이다. 어떤 적을 상상해도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무대가 에오르제아 대륙 안으로 국한된다면 더더욱 그렇다.
효월의 종언 후반부는 외전 스토리와 같다. 파판4의 보스인 '골베자'와 '제로무스'가 등장하는 어둠의 에테르가 잠식한 13세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파판 골수 팬 입장에서 반가운 얼굴이지만, 재등장한 보스인 만큼 스토리가 예상대로 흘러가며 지루한 전개가 이어졌다.
파이널판타지14를 스토리 게임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정말 많다. 스토리를 보기 위해 결제하는 비율도 높은 편이다. 그런 만큼 메인 스토리의 흥미가 떨어진 것은 상당한 악재다. 신규 확장팩 출시 전 기대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해 보인다.
■ 직업 단순화, 신선함 떨어지는 전투 콘텐츠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의 원칙이 있다. '창천의 이슈가르드' 레이드인 '기공성 알렉산더: 기동편' 밸런스 조절 실패 후 약 7년 이상 유지해 온 기조다. 바로 '보편성'이다. 보다 많은 유저들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요시다 PD의 생각이다.
'홍련의 해방자' 이후 꾸준히 직업 단순화 작업을 해왔다. 전체 스킬 개수 감소, 도트 수 1개로 통일, 직업별 자원 유지 난도와 디메리트를 확 낮췄다. 창천 시절 흑마도사의 '천사의 언어'나 용기사의 '용혈' 관리 난도와 유지 실패 시 주어지는 DPS 차이는 지금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힐러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캐스팅 힐의 비중이 높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즉발기로 상당 부분 처리할 수 있다. 마나 관리도 굉장히 쉬워졌다. 탱커도 태세 삭제와 콤보 단일화로 인해 직업 난도가 확 내려갔다.
창천 당시에는 직업 전반적인 운영 난도가 워낙 높고 불쾌감도 심했던 만큼 완화해야 하는 것은 확실했다. 하지만 이후 세 차례 확장팩을 거치며 너무 보편성만을 챙겼다는 지적이다. 어느 정도 깊이는 있어야 전투의 즐거움을 있는 법이다.
레이드 난도도 함께 조절됐다. 요시다 PD의 말을 빌리자면 유저가 "너무 무난한 거 아니야"라고 말하는 수준으로 설정됐다. 물론 이 같은 기조 덕분에 레이드 콘텐츠에 참여하는 인구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3 업데이트 직전 기준으로 '마의 전당 판데모니움: 연옥편' 4층을 클리어 한 유저는 6만4000명이었다. 기공성 알렉산더: 기동편 영웅 4층을 클리어 유저가 58명 밖에 없던 시기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직업 단순화와 함께 기믹 디자인도 고갈되는 모습을 보이며 점점 인기가 식고 있다.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저 평균 숙련도도 함께 올라가기 마련인데, 난도 조절의 이유로 우선 순위 기믹을 소위 '떡칠'해 놓으며 스트레스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어디선가 본듯한 복붙 기믹은 신선함을 떨어뜨린다.
정점에 달했던 홍련 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장기간 지속된 2분 시너지 메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퓨어 딜러의 딜량보다 시너지를 통해 올라가는 파티 전체 대미지가 더 높다. 이 같은 메타는 일부 시기를 제외하면 거의 7년이 넘도록 지속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 과거에 비해 너무 부족한 콘텐츠 동기부여와 볼륨
인플루언서들과 유저들이 주로 지적하는 마지막 문제는 콘텐츠 동기부여 결여다. 채찍에 비해 당근이 너무 없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로 6.4 '마의 전당 판데모니움: 천옥편'은 6.5 패치에 절 레이드가 없다는 것이 확정되자 클리어만 하고 파밍은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홀수 패치의 핵심이었던 '에우레카'나 '보즈야'와 같은 48인 대규모 전투 콘텐츠도 삭제된 것도 한몫한다. 이문 던전으로 콘텐츠가 대체됐다. 하지만 보상도 이전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와 더불어 64인 대규모 콘텐츠에 비해 재미와 웅장함도 덜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문 던전 '실디하 지하수도' 영웅은 도전 난도에 비해 부족한 보상으로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보상이 '칭호' 달랑 한 개였던 것이다. 한국 서버의 경우 클리어 유저가 593명 밖에 되지 않는다. 기동편처럼 '너무 어려워서' 유저가 적은 것이 아니라 굳이 갈 이유가 없었다.
콘텐츠 소모 속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에우레카나 보즈야는 성장형 무기 제작과 더불어 최종적으로 48인 레이드와도 연관이 있다. 해당 시즌 동안 이것 하나만 즐겨도 충분할 정도로 볼륨있는 콘텐츠다. 하지만 이문 던전은 아무리 길게 잡아도 한 달 안에는 깰 수 있다.
에우레카와 보즈야의 보상은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에우레카 최종장 '발데시온 무기고'의 보상 '오즈마'는 출시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얻으려고 콘텐츠에 참여하는 유저들이 있을 정도다.
유저들이 이문 던전을 '열화판 콘텐츠'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최신 콘텐츠지만 유저들도 좀처럼 즐기지 않고, 그 보상은 가슴을 끓어오르게 하지 않는다. 절 레이드도 나오지 않았으니 게임을 계속할 동기를 잃고 잠정적인 휴식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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