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면수심’ 친족 성폭행 매년 288명

성폭력으로 범위 넓히면 769명
가족끼리 범행 은폐 경향 높아

여동생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흉기로 찌르려 한 친오빠가 경찰에 붙잡혀 재판에 넘겨졌다. 친족 간 성범죄는 연간 약 700건, 성폭행으로 한정하면 연간 200여 건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친족 간 성범죄는 피해자나 가족들이 범행 사실을 은폐하려는 경향이 높아 ‘암수율(드러나지 않거나 검거하지 못한 범죄 비율)’이 높다. 전문가들은 은폐로 인해 범행 기간이 길어지면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초 20대 남성 A 씨를 강간 등 살인미수, 주거침입, 친족 관계에 의한 강제추행,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 씨는 지난 8월 중순 서울 성북구에 있는 친여동생의 자취방에 무단 침입한 뒤 성폭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치자 부엌칼을 들고 와 여동생의 복부를 찌르려 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여동생의 신고로 A 씨를 붙잡아 수사한 뒤 같은 달 28일 송치했다. 피해자는 어릴 때부터 불법 촬영 등 상습적인 성추행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친족 관계에서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검거된 인원은 697명에 달한다. 최근 5년(2018∼2022년)간 친족 간 성폭력 범죄 검거 인원은 연평균 769명 발생했다.

친족 간 성폭행으로만 따로 빼서 보면 지난해 검거 인원은 257명이었다. 전체 성폭행 검거 인원의 3.9%다. 최근 5년 연평균 검거 인원은 288명이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